[내일의전략]'매수'만이 정답일까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7.09.0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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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펀드 유입자금 줄어…"'실적 좋은' 주식에 관심 가져야"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데, 운용사들이 주식을 사라고만 말하는 건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행위죠."

이세우 사학연금 주식운용팀장이 전한 말이다.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 대출(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가 생각보다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운용사들이 자금줄이 끊길것을 우려해 늘 '핑크 빛' 전망만 내놓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한 얘기다.

그는 연말까지 공격적인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고 봤다. 미국의 경기지표가 좋지 않고 침체양상마저 보이게 될 경우 대미 수출비중이 높은 중국이나 일본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 탓이다.



6월 서브프라임 문제가 불거진 후 8월 지표들이 안 좋게 반영되고 있는 점은 실물경제에 분명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또 9월이 더욱 악화될 소지가 있어 국내 지표에도 분명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조정의 폭이 넓어질 우려가 있는데 '상승'만 외치고 수익률 게임을 해서는 곤란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수급을 살펴봐도 불안하다.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입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5일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전일대비 638억원 증가했다. 꾸준히 늘고 있긴 하지만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고 지난달 말에는 737억원 순감소를 기록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과거처럼 펀드에 선뜻 돈을 맡기지 않고 관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조민건 교보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코스피지수가 2000까지 갔다가 밀렸고 최근 반등이 빨라 자금 유입을 멈추고 기다리는 듯 하다"며 "1900선도 부담스러워할 만큼 보수적 시각이 다수"라고 말했다.


미국의 소비나 고용지표가 그리 나쁜 상황이 아니라는 분명한 신호를 줘야 1900선을 넘어설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인하할 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금리를 인하하면 증시에 숨통을 틔우겠지만, 대다수 시장 참여자들이 '인하'를 생각하고 있어 '동결'만으로도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더구나 동결 가능성도 점쳐지는 만큼 FOMC 결과를 낙관해서도 안 된다. 지기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FOMC가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동월대비 크게 높고, 원자재값도 급등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박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기 힘들 것"이라며 이번에도 선뜻 금리인하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일(13일)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4조원에 달하는 매수차익거래 물량 중 2조원가량이 매물(매도차익거래)로 쏟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 차익거래 전문가들은 다음주 초부터 매도차익거래가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지수 하락 압력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래저래 당분간 '박스권'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장에서 투자전략은 역시 '실적이 좋은 주식을 사라'는 게 정답이다. 김지희 신영증권 연구원은 "단기성장성이 높은 업종이 이익 증가율도 높고 중장기 전망도 뛰어날 것"이라며 "12개월 예상 이익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꼽히는 업종은 조선 기계, 보험, 자동차 타이어, 증권, 운송, 건설, 제약업종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조민건 팀장 역시 "결국 주가는 실적이며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조선, 석유화학, 건설업종과 IT에선 LCD가 유망하다"면서 "업종별로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으로 좁혀서 투자해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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