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字정치]'구밀복검(口蜜腹劍)'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7.09.0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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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의 경선레이스가 한창인 요즘 한나라당은 상대적으로 조용해 보인다. 그러나 속을 보면 한나라당도 선거 때문에 시끌시끌하긴 마찬가지. 경선은 끝났지만 경선 이후로 미뤄놓은 시도당 위원장 자리를 놓고 '빅2' 세력간 2차전이 벌어진 탓이다.

시도당 위원장은 각 지역을 총괄하는 만큼 당내 기반을 밑바탕이 된다. 당내 기반을 확보하려는 이명박 후보측과 조직 근간을 유지하려는 박근혜 전 대표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



현재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경기도당. 현 남경필 위원장에 박 전대표측 이규택 의원이 도전하는 양상이다.

남 위원장은 지난 경선때 이 후보를 공개 지지한바 있고 이 의원은 박 전 대표를 도우며 이 후보측 이재오 최고위원과 대립각을 세워 온 인물이어서 '빅2' 대리전으로도 불린다.



이런 가운데 6일 이 의원은 이 최고위원이 경기도당위원장 선거까지 개입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며칠전에는 의원회관을 돌며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고 실제로는 '구밀복검(口蜜腹劍)'하며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구밀복검은 '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는 말. 겉으로는 꿀맛 같이 절친한 척하지만 내심으로는 음해할 생각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당나라 현종때 간신 이임보를 보고 사람들이 입에는 꿀이 있고 배에는 칼이 있다(人以爲 口有蜜腹有劒)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공교롭게도 7일에는 이 후보와 박 전 대표가 자리를 함께 한다. 경선 이후 처음 얼굴을 맞대는 셈. 서로에게 덕담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 '빅2'도 달콤한 덕담과 별개로 배 속에 '칼'을 품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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