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펀드 알고보니 '채권펀드'?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7.09.0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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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공모주 투자 10%미만…채권형과 운용 유사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서서히 주목을 받는 펀드가 있다. 안정적 수익을 자랑하는 공모주 펀드가 그 대표적 예다.

하지만 대다수 공모주펀드가 공모주에는 10%미만을 투자하고 있으며, 실제 채권형 펀드와 비슷한 형태로 운용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5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97개 공모주 펀드는 최근 1년간(3일 현재) 평균 10.87%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는 주식형펀드 유형평균 45.04%에 크게 못미치며, 주식혼합형(25.21%), 채권혼합형(14.8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채권형펀드의 평균 3.63%보다는 높다.



다만 증시 변동성이 컸던 최근 1개월동안은 0.87%로 비교적 양호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같은기간 주식형펀드는 -2.71%, 채권펀드는 0.02%의 수익률에 머물렀다.

공모주 펀드 알고보니 '채권펀드'?


그러나 공모주펀드가 연간 10%넘는 수익을 올린 이유는 일반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공모주펀드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공모주와 채권에만 투자하는 펀드는 1년 수익률이 5%대에 불과했다.



자산운용협회의 분류기준에 따르면, 공모주펀드는 채권과 공모주에 투자하는 공모주채권펀드와 채권과 공모주 뿐 아니라 일반주식에도 투자하는 공모주혼합펀드로 나뉜다.

일반주식에도 투자하는 공모주혼합펀드는 연간 12.2%의 수익을 냈지만, 공모주채권펀드는 5.5%의 수익률에 머물렀다. 최근 1개월 동안에도 공모주혼합펀드는 0.18%의 수익을 거뒀지만, 공모주채권펀드는 -0.18%로 손실을 냈다.

운용업계 전문가들은 공모주펀드가 실제로는 채권형 펀드에 가깝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 상장되는 공모주들의 수가 더욱 줄어들면서, 공모주 투자효과를 기대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분석이다.


감독당국과 자산운용협회 규정에 따르면 공모주에 60%이상 투자하지 않는 한 '공모주펀드'라는 명칭을 활용할 수 없다. 때문에 업계는 공모주에 '플러스'를 붙여 활용하고 있다. 지난 7월 설정된 CJ자산운용의 'CJ공모주플러스10혼합'이 그 예다.

김춘화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대다수 공모주 펀드들의 공모주 투자비중은 10%미만에 불과하다"며 "공모주 물량이 많지 않아 대부분이 채권으로 운용된다"고 밝혔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도 "공모주펀드에서 공모주 편입비중을 5%이상 가져가기가 어렵다"며 "공모주펀드는 채권형펀드의 성격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공모주펀드가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CJ루키채권혼합형, 동부한사람채권혼합 1,골든브릿지블루오션채권혼합 4, 랜드마크프리미엄채권혼합 2 등은 최근 1개월간 손실을 냈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팀장은 "공모주 펀드는 기대수익률이 대체로 8%전후에 달해 법인이나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조정장에서 주목을 받곤 한다"며 "그러나 공모주 물량이 많지 않은데다 상장 후에 주가가 빠지거나 채권금리가 오르면 수익률이 낮아질 위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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