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토로 마을 살려주세요' 프랑스인도 동참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2007.08.2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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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블로거들, 외국인 인터뷰 등 '우토로 운동' 전개

"바누아투에 살고 있는 찰스입니다. 우토로에 사는 한국인이 겪고 있는 고통에 가슴 아픕니다. 이들을 강제추방하는 것은 폭력적이고 충격적입니다. 한국정부가 그분들이 우토로에 정착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습니다."

찰스는 남태평양 '바누아투' 섬 프랑스학교 교사다. 같은 섬에 살고 있는 블로거 '블루팡고(Bluepang)'가 29일 그의 메시지를 동영상으로 한국의 누리꾼에게 전했다. '프랑스인이 우토로 마을분들에게 전하는 동참 메시지'란 제목 아래 '마을 철거 (결정) 3일 전'이란 부제가 붙었다.



블로거들의 일본 우토로 마을 살리기 운동이 거세지고 있다. 이 운동은 몇몇 블로거가 다음블로그(blog.daum.net)에 '평화기념관 설립' '역사테마파크 조성' 등 아이디어를 내놓으면서 자발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해 전 세계의 한인들로 퍼지고 있다.

외국인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한 '블루팡고'는 "제가 가만히 않아 성금도 내지 않으면서 입바른 소리만 해대는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바누아투의 프랑스인에 이어 호주인, 바누아투 현지인을 인터뷰해 우토로 주민들에게 희망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자신을 해외거주자라고 밝힌 블로거 '밀란'은 "다음캐시로 우토로 돕기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안했다. 그는 "다음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적지만 돈(다음캐시)도 벌 수 있어 좋지만 한국에 자주 나갈 수 없는 해외거주자들은 사용이 어렵다"며 "우토로 같이 모금이 절실한 곳에 다음캐시를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토토로의 숲'처럼 '우토로의 숲'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블로거 '그라시아/희영'은 "도쿄 인근 사야마 구릉지대의 360평 자투리땅인 일본 '토토로의 숲'은 1991년 수많은 시민들이 돈을 기부해 매입에 나선 덕분에 택지개발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벌이고 있는 우토로 운동은 우리에게 과거가 줄 수 있는 혜택들,
우리의 정체성과 평화의 메세지, 무엇보다도 '토토로의 숲'과 같은 기가 막힌 사업 아이템들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테마파크 사업자들에게 운동에 동참해주길 요구했다.


한편, 토지 소유주인 서일본식산측이 제시한 우토로 주민들의 토지 매입 여부 결정 시한은 8월 31일로 임박했다.

배지원 우토로국제대책회의 사무국장은 "정부가 2005년에 주민들의 자구노력, 민간모금에 따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29일까지 아무 결정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05년 14만여명이 참여해 모은 5억여원은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처했다. 민간 모금액과 우토로 주민들의 갹출자금을 합하면 25억여원으로 주민들이 추산하는 우토로 땅값 7억엔(약 6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우토로 살리기 운동가들은 한국정부가 약속대로 나머지 토지 매입 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6월 국회에서 "역사성과 형평성을 고려해 지원이 가능한 방안을 계속 강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1940년대 군 비행장 건설을 위해 일제가 재일조선인 1300여명을 강제동원하면서 형성된 우토로마을은 일제 패망 후 땅 소유권이 민간으로 넘어가 강제철거 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 마을에는 현재 65세대 200여 한인이 살고 있다.

우토로 마을은 1940년대 군 비행장 건설을 위해 일제가 재일조선인 1300여명을 강제동원하면서 형성됐다. 현재 65세대 200여 한인이 살고 있다.ⓒ사진작가 임재현우토로 마을은 1940년대 군 비행장 건설을 위해 일제가 재일조선인 1300여명을 강제동원하면서 형성됐다. 현재 65세대 200여 한인이 살고 있다.ⓒ사진작가 임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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