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字정치]'교언영색(巧言令色)'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7.08.2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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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29일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한 정당의 유력 대선후보가 전직 대통령을 찾는 의례적 행사라지만 액면그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거의 없다.

이들 만남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다. 비정상적이긴 하지만 현 정치구도상 DJ와 이 후보가 대척점에 서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DJ는 정권 재창출을 위한 대통합을 주문한 당사자인 반면 이 후보는 정권 교체의 선봉장이다.



남북정상회담을 놓고도 적극 찬성(DJ)과 반대(이 후보)로 나뉜다. 둘간의 만남을 하루 앞둔 28일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한마디 했다.

2차 남북정상회담의 특허권자임을 자임한 정 전 장관은 이 후보의 대북정책을 비판한 뒤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국민을 기만하려고 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말은 '논어(論語)'의 '학이편'에 나온다. 공자가 한 말로 "교묘한 말과 아첨하는 얼굴을 하는 사람은 착한 사람이 적다(巧言令色鮮矣仁)"는 데서 비롯됐다. 말을 잘 꾸며 남의 비위를 잘 맞추는 사람치고 진실한 사람이 적다는 의미다.

'남북정상회담' 수혜를 노리는 입장에서 이 후보의 이벤트에 현혹되지 말아 달라는 당부의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현혹돼선 안 되는 이벤트는 이것 하나만은 아니다. 정치판, 특히 선거판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언어, 장밋빛 청사진 등이 모두 '교언영색'인 탓이다.


왜 대한민국이 아직도 살기 좋은 나라가 안 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공약들이 난무하는 게 2007년의 현실. 그러나 유권자들은 겉보다 속을 본다. 교언영색과 그 반대말을 구분할 줄 안다는 얘기다. 교언영색의 반대말은 '성심성의(誠心誠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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