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의 원천은 '유연한 노조'

머니투데이 김용관 기자 2007.08.28 14:57
글자크기

[한국車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라]1. 파괴의 노사관계 상생으로

# 독일 BMW의 레겐스부르그공장. 이 공장에서는 공식적으로 5대를 혼류생산(한 라인에서 복수의 차종을 조립하는 생산방식)하고 있다. 1시리즈, 3시리즈 세단, 쿠페, 컨버터블, M3 쿠페에, 좌우로 달라지는 운전석 위치를 감안할 경우 10대를 동시에 생산하는 셈이다.

# 세계 자동차 판매 1위 회사인 일본 토요타의 쯔쯔미 공장에선 프리우스와 캠리, 프리모(코로나), 에리온, 칼디나, 싸이온tC, 위시 등 7개 차종이 조립된다. 직원들은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 조립을 끝낸 뒤 곧바로 '캠리' 조립작업을 능숙하게 진행한다.



"유연성을 통해 경쟁력을 극대화한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업체들의 성공 방정식은 이 한마디에 고스란히 농축돼 있다.

실제 토요타는 지난 1분기에 미국 GM을 제치고 자동차 판매 생산 1위에 오르는 등 자동차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BMW 역시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28% 증가한 28억7400만유로를 기록하는 등 프리미엄카 분야에서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바로 인력의 자유로운 '전환배치'를 통한 생산성 향상의 결과다. 대량생산과 다품종 생산이라는 이율배반적인 성과를 얻어낼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한쪽에선 재고가 쌓이고, 다른쪽에선 주문이 아무리 밀려도 라인별 대체근로가 용납되지 않는 국내 자동차 업체의 현실과는 딴판이다.

베르나와 클릭을 생산하는 현대차 (250,500원 ▲4,500 +1.83%) 울산 1공장은 클릭의 수요가 줄면서 특근과 잔업을 없앴다. 반면 아반떼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의 근로자들은 지난달부터 주말 특근을 반복하고 있다.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벌이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현실이다. 회사측은 일감에 맞춰 인력을 적절하게 배치하고 싶지만, ‘회사는 배치 전환, 공장 이동 및 근무지 이동 때 당사자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노조와 합의해야 한다’는 노사협약안에 걸려 유휴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반대 이유는 단순하다. "근무 여건이 나빠진다"는게 노조의 반대 명분이다. 근로자들이 새로운 작업을 거부하고 한가지 모델에만 집중하겠다는 논리는 기능적 유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나타난다.



'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현대차는 지금 환율 문제와 해외업체들의 공세 속에 커다란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내부적으로 환율 충격을 막기 위해 뼈를 깍는 비용절감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노조의 협조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은 "수요가 많은 차종 생산에 인력을 원활히 투입할 수 있다면 올해 영업이익률 6∼7% 달성은 문제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