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의 자사주투자도 "운칠기삼"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7.08.2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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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급락기에 투심안정위해 자사주매입..결과는 제각각

코스피지수가 9일 장중 1828.64에서 17일 장중저점 1626.87까지 301.77 왔다갔다간 8월, 주가하락을 주식매입기회로 활용하는 상장사 오너나 대표들이 여럿 눈에 띄였다. 공포에 질린 투심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였지만 운은 다르게 작용했다. 효자동주식처럼 주가가 용하게 올라 차익실현한 운좋은 오너도 있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급락장에서 심사숙고끝에 저점 자사주를 매입을 도모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이 회장은 7월초부터 신세계 주식을 평균 단가 61만8009원에 매수했지만 8월들어 신세계는 서브프라임 충격과 이에 따른 외국인의 매도공세라는 홍수를 이기지 못하고 55만3000원까지 하락했다.



최대주주의 자사주 매입의 메시지가 시장에서 제대로 읽혀져 주가가 급등한 종목도 있다.한형석 마니커 회장 외 특별관계인 2인은 지난 2일부터 1229만7352주(0.59%) 자사주를 매입했다. 마니커는 급락장에서 주가가 심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한 회장이 자사주를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마니커는 이 같은 공시로 이날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외 송한준 크로바하이텍 대표가 자사주 6만5000주(0.65%)를 장내매입했으며 신동익 원익 대표도 1만9875주(0.18%)를 1억4000만원에 사들였다. 원익 관계자는 "신 대표가 오는 9월 메디칼 사업부문의 확대에 자신감을 갖고 개인자격으로 지분을 매수했다"고 말했다.



효자동주식중 이명박수혜주로 알려진 특수건설 (6,000원 ▲30 +0.50%)의 최대주주인 김중헌 부사장과 김도헌 전무는 급락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주가가 크게 올라 차익실현할 수 있었던 '운'좋은 경우다. 이들은 지난 14일부터 지분을 매도, 총 26만5100주(4.14%)를 평균 매매단가 1만9116원에 매각했다. 토목건설업체인 특수건설은 이달 들어서만 300% 올랐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대운하 건설 수혜가 기대된다는 시장의 평가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측의 총매각대금은 50억9700만원에 이른다. 매각 시기도 특수건설이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던 무렵으로 차익을 실현하기에 적절한 타이밍이었다. 최대주주측의 보유지분은 63.92%로 줄어들었지만 경영권 변동에는 영향이 거의 없는 만큼 '이명박 수혜'를 앉아서 톡톡히 본 셈이다.

증권업계는 상장사 대표들의 자사주 매입에 대해 긍정적이다. 경영권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한편, 책임경영,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들려주기 때문이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보통 대표가 저점에서 매수하는 경우는 자기 회사가 싸다고 이야기하고 싶거나 본인지분이 많이 낮을 때 이용한다"며 "경영자로서 회사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성장성에 확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볼수 있지만 주가를 올렸다가 단기간에 매도하지 않는 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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