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字정치]'서동부언(胥動浮言)'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08.23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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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가 대권 후보로 선출된 한나라당 경선은 모두의 예상을 비껴간 '초박빙' 승부로 끝맺음했다. 성급한 '대세론'의 기운에 도취됐던 이 후보측은 '진땀'을 뺐다. 박 후보측은 반대로 '대역전'의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을 맛봐야 했다.

이 후보측은 물론 각 언론사, 여론조사 기관의 당초 예상은 이 후보의 '압승'이었다. 모두10%포인트에 육박하는 격차로 이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점쳤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본 결과는 '예측'이 민망할 정도. 두 후보의 표차는 겨우 1.5%포인트. 2452표차였다.



왜 모두들 '착시'했을까. 선거전은 '폭로전'이라는 만고의 '진리(?)'를 망각했기 때문이었다. 경선 막판 이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은닉 의혹은 간단치 않은 '표심'의 이동을 낳았다. 특히 2002년 '병풍'으로 몰락한 이회창 후보를 떠올린 '당심'의 불안이 더했다.

그래서일까. 전열을 재정비하고 범여권과의 '본선 혈투'를 앞두고 있는 한나라당의 각오가 예사롭지 않다. '선거전=폭로전'이란 잊고 있던 '경험칙'을 경선이 다시 일깨워준 때문이다.



22일에는 이 후보를 정조준할 것으로 예상되는 범여권의 전방위적 검증 공세를 '서동부언(胥動浮言)'이란 말로 경계했다. 서동부언의 말 뜻은 '거짓말을 퍼뜨려 민심(民心)을 선동(煽動)한다'는 것. 이날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꺼내들었다.

이 정책위의장은 "9월 정기 국회와 국정감사에서 이 후보에 대한 국정파탄세력의 대대적인 공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국정원, 검찰 등 관권을 동원하고 면책특권을 활용해 아니면 말고식의 '서동부언'을 할 게 뻔하다"고 경고했다.

이제 곧 9월 정기국회가 열린다. 대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리는 국회다. 한나라당의 말마따나 범여권이 관권을 총동원한 정치공작에 나설 지는 아직 지켜볼 일이다. 아울러 올 대선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하는 유권자들로서는 여야 대선 후보들을 둘러싼 '의혹'들이 '서동부언'에 그칠 지, '사실'로 확인될 지 여부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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