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울의 관문 '용산의 재발견'

머니투데이 채원배 기자 2007.08.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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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부동산]서부이촌동 수변도시 사업 확정에 '부각'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보이고 있으나 예외적인 곳이 있다. 바로 용산이다.

용산 중에서도 단연 부각되고 있는 곳은 서부 이촌동.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서부 이촌동을 통합 개발해 수변도시로 조성하는 사업이 지난 17일 확정됐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높이와 규모면에서 사상 최고·최대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150층(620m) 빌딩이 들어서는데다 사업규모도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 톈진 등을 오갈 수 있는 국제여객터미널 건립까지 포함하면 사업규모는 더 늘어난다.



이같은 개발에 힘입어 서부 이촌동 부동산값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초 '서울시가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와 서부 이촌동 동시 개발을 추진한다'는 머니투데이의 보도가 나간 이후 이 일대 노후주택의 땅값(대지지분)은 5개월여만에 2배 이상 급등했다. 특별계획구역에 포함된 대림아파트 등 5개 아파트 가격도 치솟고 있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특별계획구역이 확정된 지난 17일 이후에는 매수 문의가 쇄도하고 있지만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철도 때문에 낙후됐던 지역이 이제는 철도 덕분에 명품의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그러나 이 지역의 집값이 단기간에 너무 급등했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입주권을 준다고 하더라도 지금 시가대로 보상가를 책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서울의 관문 '용산의 재발견'


◇ 국제업무지구+수변도시, 어떻게 개발되나
용산 국제업무지구 특별계획구역은 철도정비창 부지 44만2575㎡(13만4100평)와 서부 이촌동 지역 12만4225㎡(3만7600평) 등 총 56만6800㎡(17만1700평)다.

이 지역에는 용적률 608.5%, 주거비율 29%(건축 연면적기준 33%)가 적용된다. 중심부에는 150층의 랜드마크 빌딩이 건립되고 주변부에는 주상복합아파트가 세워진다.사업대지 면적의 40%는 도로와 공원, 학교, 문화시설, 공공청사 등으로 조성된다.


한강변에는 국제 광역터미널이 건립되고 유람선 선착장과 경제·문화 기반시설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이 지역을 대표적인 '항구도시'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철로의 데크화 등을 통해 한강∼랜드마크∼용산역∼국제빌딩 주변∼용산공원을 걸어서 오갈 수 있는 녹지축도 마련된다. 국제업무지구와 남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조망축도 구축된다.



두 지역 통합 개발에 따라 한강을 가로막고 있는 5개 아파트는 철거된다.

개발 대상지에 포함된 이촌동 지역은 대림 성원 동원 중산 시범아파트 등 아파트 1598가구와 연립주택 493가구. 단독.다세대.근린생활시설 102가구등 총 2193가구다.

시와 코레일은 5개 아파트와 노후주택 등을 헐고 재배치할 방침이다. 강변북로를 지하화하고 상업·문화시설을 한강변으로 배치함으로써 시민들이 한강에 걸어서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이들 아파트와 노후주택 소유자에게는 국제업무지구 주상복합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 입주권이 부여된다.

◇도시개발방식으로 추진..2014~2015년 완공
사업자 공모는 이달말부터 시작되며 오는 10월말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코레일은 국제업무지구 조성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11월말까지 설립한 후 내년말까지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기본계획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어 2009년 말까지 지구단위계획 수립 인가를 받고 2010년부터 공사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SPC는 민간 건설 컨소시엄이 최대주주가 되며, 코레일과 서울시도 각각 20%, 5% 정도 지분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주상복합 아파트 등은 오는 2013년쯤 완공되고, 150층 랜드마크 빌딩은 2014~2015년쯤 건립될 전망이다.



◇ 급등한 이촌동, 투자가치 있나
용산 국제업무지구가 앞으로 서울을 대표하는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데 전문가들의 이견은 없다. 서부 이촌동 지역이 올들어 급등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시와 코레일의 계획대로 국제업무지구와 수변도시가 조성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서부 이촌동 지역의 땅값이 급등해 토지수용 문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와 코레일은 주택가격을 산정, 소유자들에게 입주권을 준 후 차액을 정산할 방침이지만 적정 가격 산정을 놓고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부 이촌동 노후주택과 빌라 등의 지분값은 지난 3월초에 비해 2배 이상 급등했다. 현재 서부이촌동 일대 10~17㎡짜리 소형 지분값은 3.3(㎡)당 1억~1억3000만원, 13~33㎡는 1억원, 33㎡이상은 3.3(㎡)당 8000만원대에 형성돼 있지만 개발계획 확정이후에는 팔려는 사람이 없다.

지난 3월 5억원이던 대림아파트 82㎡(25평)도 8억원내외로 올랐으며, 매물이 없는 상태다.

이촌동 주민들과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호재가 이미 집값에 반영됐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업성 등을 고려할 때 사업 시행자가 시가대로 보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국제업무지구는 도시개발사업으로 진행될 예정인데, 코레일이 갖고 있는 토지 면적이 3분의2가 넘는다. 철도정비창부지 가격을 기준으로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내년 4월부터 도시개발사업의 토지수용요건이 '소유자 3분의2이상 동의'에서 '2분의1이상 동의'로 완화됨에 따라 보상을 놓고 갈등이 계속되면 수용을 당할 수도 있다. 입주권을 받는다 하더라도 보상 가격이 시가보다 크게 낮을 수 있다는 것.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부 이촌동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한데다 보상가격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조건 대박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무분별하게 매입에 나섰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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