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법원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관행에 따라 평형을 배정했던 재건축 단지의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매수자들이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과천주공3단지, 반포주공2단지 등 현재 '평형배정' 관련 소송을 진행중인 재건축 단지에는 판결 전보다 가격이 최고 1억원이나 떨어진 매물도 나왔다.
법원 판결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85㎡(26평형)도 오히려 값이 빠졌다. 6월초 6억원선이던 85㎡(26평형)은 두달새 5000만원 떨어져 현재 5억5000만원선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2단지도 거래가 완전히 끊겼다.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진 않았지만 입주가 늦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매수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 단지 112㎡(34평형) 매매가는 10억7000만∼11억원선, 145㎡(44평형)와 172㎡(52평형)는 각각 16억∼16억5000만원선, 17억5000만∼18억원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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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7월 반짝 거래가 이뤄지며 가격이 뛰었던 서울 주요 강남권 단지들도 혼란한 분위기다. 과천주공3단지에 이어 반포주공2단지까지 평형배정 무효 판결이 나면서 투자 방향을 잃고 갈팡질팡하는 매수 대기자들이 많다.
개포주공1단지 42㎡(13평형)은 지난달 7억5000만원, 이달초 7억8000만원짜리 매물이 팔린 이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36㎡(11평형)은 6억3000만원, 52㎡(17평형)은 13억3000만원선이다.
개포동 N공인 관계자는 "소형 매물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큰 변화는 없다"며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나지 않아 매수 결정을 미루고 좀 더 지켜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송파구 가락시영도 매수세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지난 6~7월 이어졌던 오름세를 멈췄다.
지난달말 6억원을 호가하던 가락시영1차 42㎡(13평형)는 5억8000만원으로, 7억4000만원을 호가하던 56㎡(17평형)는 7억2000만원으로 내려앉았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재건축아파트 평형 배정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어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며 "법원의 최종판결이 나거나 정부가 해결책을 내놓기 전까지는 재건축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