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형배정무효' 판결…주요 재건축 약세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7.08.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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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주공3단지, 판결후 1억원 뚝…반포주공·개포주공 등도 약보합

법원의 '재건축 평형배정 무효' 판결 이후 서울·수도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방법원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관행에 따라 평형을 배정했던 재건축 단지의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매수자들이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과천주공3단지, 반포주공2단지 등 현재 '평형배정' 관련 소송을 진행중인 재건축 단지에는 판결 전보다 가격이 최고 1억원이나 떨어진 매물도 나왔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기 과천시 원문동 과천주공3단지 109㎡(33평형) 매매가는 7억5000만∼7억7000만원선으로 지난 6월 법원 판결 직전(8억5000만∼8억7000만원)보다 1억원 하락했다.

법원 판결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85㎡(26평형)도 오히려 값이 빠졌다. 6월초 6억원선이던 85㎡(26평형)은 두달새 5000만원 떨어져 현재 5억5000만원선이다.



과천 G공인 관계자는 "싼 매물이 나오면 꼭 연락달라던 매수대기자들이 법원 판결 이후 구입을 꺼리고 있다"며 "조합원간 갈등이 해결되지 않아 자칫 미등기 단지로 전락할까봐 걱정하는 눈치"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2단지도 거래가 완전히 끊겼다.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진 않았지만 입주가 늦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매수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 단지 112㎡(34평형) 매매가는 10억7000만∼11억원선, 145㎡(44평형)와 172㎡(52평형)는 각각 16억∼16억5000만원선, 17억5000만∼18억원선이다.


지난 6∼7월 반짝 거래가 이뤄지며 가격이 뛰었던 서울 주요 강남권 단지들도 혼란한 분위기다. 과천주공3단지에 이어 반포주공2단지까지 평형배정 무효 판결이 나면서 투자 방향을 잃고 갈팡질팡하는 매수 대기자들이 많다.

개포주공1단지 42㎡(13평형)은 지난달 7억5000만원, 이달초 7억8000만원짜리 매물이 팔린 이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36㎡(11평형)은 6억3000만원, 52㎡(17평형)은 13억3000만원선이다.



개포동 N공인 관계자는 "소형 매물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큰 변화는 없다"며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나지 않아 매수 결정을 미루고 좀 더 지켜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송파구 가락시영도 매수세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지난 6~7월 이어졌던 오름세를 멈췄다.

지난달말 6억원을 호가하던 가락시영1차 42㎡(13평형)는 5억8000만원으로, 7억4000만원을 호가하던 56㎡(17평형)는 7억2000만원으로 내려앉았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재건축아파트 평형 배정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어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며 "법원의 최종판결이 나거나 정부가 해결책을 내놓기 전까지는 재건축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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