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장막판 '극적인 반등', 혼조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08.17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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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15p↓-S&P500 4.57p↑…"투자심리 진정이 우선"

뉴욕 증시가 장 막판 '극적인 반등'을 실현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다우지수는 소폭 떨어지고, S&P500지수는 오르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장마감 1시간전을 앞두고 한때 340포인트 급락하는 등 패닉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장마감을 앞두고 낙폭이 너무 크다는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극적인 턴어라운드 실현에 성공했다. 특히 경제 상황이 아직 견조하다는 관측은 장막판 시장을 패닉에서 벗어나게 만들었다. 시장에 패닉을 줄 수 있는 투자자들의 과장된 우려를 해소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5.69포인트(0.12%) 내린 1만3845.7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일대비 7.76포인트(0.32%) 하락한 2451.07을 기록했다.

반면 S&P500지수는 전날보다 4.57포인트(0.43%) 오른 1411.27로 장을 마쳤다.



◇ 풀 총재 "참사만이 금리 인하 정당화"

윌리엄 풀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미국 경제 성장을 위협하고 있지 않으며 오직 참사(calamity)만이 금리 인하를 정당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그는 "최근 금융시장의 동요가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바꾸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연준은 내달 18일 열릴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8월 고용보고서 등 경제 지표를 참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풀 총재는 "최근 신용경색이 미국 주택시장 침체를 장기화시킬 것이라는 점과 회사채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최대 서브프라임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CFC)의 파산 위기 등이 모기지 부실에 따른 위기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풀 총재는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현상들이 기업의 투자활동이나 소비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며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증거를 아직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분명 이러한 현상들이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실질적인 증거에 근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 FRB 언제든 추가자금 투입, 이날도 170억불 공급

그는 "연준은 시장과 지속적으로 의사소통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FRB는 이날도 두 차례에 걸쳐 총 170억달러의 긴급 자금 투입에 나섰다.

연준은 이날 뉴욕증시 개장 전 14일만기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50억달러의 긴급 자금을 지원한 데 이어 개장 직후 1일 만기 RP 매입으로 120억달러를 추가 지원했다.



이로써 FRB의 긴급자금 지원 규모는 880억달러로 늘어났다. FRB는 지난 9일 BNP파리바의 환매중단 사태 직후 240억달러의 임시 준비금을 시장에 공급한 데 이어 10일 380억달러, 13일 20억달러, 15일 70억달러의 유동성을 단기금융시장에 지원한 바 있다.

자금 지원의 대부분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이뤄졌으나 10일에는 190억달러어치의 MBS(모기지담보부증권)를 사들이기도 했다.

앞서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도 "최근 증시 하락은 미국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불황을 이르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경제는 손실을 흡수할 만큼 충분히 건강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 무디스, LTCM 수준 헤지펀드 붕괴 발생

신용경색 우려는 지속됐다. 무디스는 글로벌 신용시장 위기가 투기에 의해 악화되고 있으며,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수준의 헤지펀드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 부회장인 크리스 머호니는 "헤지펀드는 자산담보부증권(CDO), 채권, 대출 및 기타자산에서 손실에 직면해 있으며, 그렇다고 시장 기능 정지를 초래할 수 있는 낮은 가격에 자산을 매각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최대 모기지 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은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강등될 위기에 놓였다. 이날 무디스는 컨트리와이드의 선순위 채권 신용등급을 `A3`에서 투자적격 등급중 최하위인 `Baa3`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컨트리 와이드의 모든 채권에 대해 추가 하향 조정을 위한 관찰 대상에 올려놓았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이번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컨트리와이드의 심각한 유동성 문제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컨트리와이드가 채무를 되갚거나 차환하는 등 대출시장에서 안정을 찾는다면 투자부적격 신용등급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치도 이날 컨트리와이드의 장기 채권등급을 A에서 BBB+로 낮췄다. 이는 투자부적격보다 3단계 위의 등급이다.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은 또 글로벌 신용경색 위기로 인해 단기 대출을 마련하기 힘들어 40개 은행으로부터 115억달러 규모의 긴급 신용공여(크레딧 라인)를 받았다고 밝혔다.

◇ 주택경기 10년래 최악...고용시장도 악화

주택경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7월 신규주택 착공건수는 138만1000건(연율)로 전월대비 6.1% 급감했다. 이는 지난 1997년 1월 이후 최저치이며 월가 예상치인 140건을 밑도는 것이다.



건축허가건수도 전월대비 2.8% 감소한 137만3000건으로 1996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는 140건이었다.

고용사정도 악화됐다.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32만2000명으로 전주보다 6000명 증가했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2개월래 최대치다.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청구건수도 4750명 늘어난 31만2500명을 기록했다. 1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도 1만7000명 증가한 256만명을 기록했다.

제너럴모터스(GM)은 2.7% 떨어졌다. GM은 모기지업체인 레지덴셜 캐피털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무디스는 이 모기지 업체에 투자부적격 등급을 부여했다.



기술주들도 이날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인텔도 0.4% 내렸다. 크레딧 스위스가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했지만, 상승세로 돌아서지는 못했다. 애플은 2.2%, 델은 1.4% 떨어졌다.

이날 유가는 글로벌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로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 인도분 유가는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3.18%(2.33달러) 떨어진 배럴당 71달러를 기록했다.

채권 가격은 상승했다. 10년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6%p 떨어진 4.6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저치다. 2년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도 4.21%로 내렸다. 이는 22개월래 최저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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