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2' 마지막 토론, '도곡동땅'은 없었지만…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08.17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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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토론회, 빅2 '정책토론'속 '검증공방'

'도곡동 땅' 공방은 없었지만···.

정책 토론의 와중에서도 한나라당 '빅2'의 검증 공방은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16일 여의도 한국방송(KBS)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후보 4차 합동토론회.

이날 토론은 정책 공약을 둘러싼 공방이 주였다. 경선 후보 4인은 토론 규칙을 비교적 충실히 따르는 모습이었다. 도덕성 및 재산 검증을 제외키로 합의한 대로 경제, 통일외교,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토론을 전개했다.



'빅2'간 최대 갈등 지점인 '도곡동 땅' 문제도 도마에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빅2'간 '검증' 신경전은 여전했다. 정책 검증을 빌미로 '틈새'를 이용해 상대 후보의 '약점'을 교묘히 공략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BBK 연루 의혹'과 '위장전입 사실'을, 이 후보는 박 후보의 '탈당' 전력을 문제삼았다.



'공세'의 포문을 연 쪽은 역시 뒤쫓고 있는 박 후보였다. 대기업 CEO출신임을 내세워 '경제대통령'을 자처하는 이 후보를 공략하면서 'BBK'를 슬쩍 끼워넣었다. "현대를 그만 둔 후 이 후보 본인이 직접 차린 회사가 1년 만에 망했다"며 "김경준씨 주장대로라면 많은 투자자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한 주가조작이 일어났는데 어떻게 경제를 살리겠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BBK 창업, 소유, 경영에 이 후보가 깊이 개입했고 자신은 이 후보 아래서 일을 한 게 맞다고 한다"며 "인사는 만사다. 사람을 잘 써야 한다"며 이 후보를 비판했다.

박 후보는 이 후보의 자녀교육을 위한 '위장전입'도 공격의 소재로 삼았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로 지도자는 국민보다 높은 수준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자녀교육 위해 위장전입하고 어떻게 (국민들에게) 법을 지키라 할 수 있나"고 했다.


이어 "위장전입뿐 아니라 세금을 내지 않아 부동산압류되고, 등록세를 12년간 내지 않은 분이 조세정책을 한다 하고, 노조설립 방해죄 저지른 분이 노동정책을 한다고 하는데 지도자로서 심각한 문제"라고 공격했다.

이 후보도 즉각 반격했다. "역시 네거티브다. 몇 십년전의 일을 쭉 잘 찾아냈다"며 발끈했다. 이 후보는 BBK에 대해 "벌써 몇 번째 똑같은 질문을 하는데 BBK는 법적으로 (저와) 모든 것이 관계가 없다"고 거듭 의혹을 일축했다. "팩트(사실)를 잘 알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적어주는 걸 보고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위장전입을 거론한 데 대해서는 "벌써 세 번째 묻고 있다. 그 문제에 대해 여러번 사과드렸고, 그것이 제게 큰 교훈이 됐다"는 말로 비껴갔다.

그러면서 '역공'을 취했다. 2002년 대선 당시 경선 과정에서 탈당한 박 후보의 '전력'을 재차 꺼내들었다. "미래연대를 창당한 후 박 후보가 방송 인터뷰에서 이인제 의원과의 '연대설'을 얘기했는데 지난 TV토론회에서는 이를 부인했다"며 "지도자가 되려면 거짓말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념과 노선을 같은 사람끼리 하는 게 정당이다"며 "당시 이인제 의원과 연대하는 일이 이뤄진 적 없고 지금도 그런 얘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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