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한나라당의 유행어는 뭘까. 안타깝지만 '이전투구(泥田鬪狗)'가 될 듯 하다. '빅2'의 치열한 경선을 두고 나온 말이다. 8차례의 토론회, 13회의 지역 합동유세, 정당 역사상 최초의 검증청문회 등 다양한 시도는 평가받을 만 하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치고 받은 싸움'뿐이란 얘기다.
경기도는 경중미인(鏡中美人·거울에 비친 미인), 충청도는 청풍명월(淸風明月·맑은 바람속 밝은 달), 전라도는 풍전세류(風前細柳·바람 앞의 가는 버들), 경상도는 송죽대절(松竹大節·숭죽과 같은 절개), 강원도는 암하노불(岩下老佛·바위 아래 늙은 부처님), 황해도는 춘파투석(春波投石·봄바람 물결에 돌 던지기), 평안도는 산림맹호(山林猛虎·숲 속의 사나운 호랑이)'라고 호평하면서도 정작 태조의 고향인 함경도에만 안 좋은 비유를 한 것.
반면 '이전투구'는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처럼 '강인함'을 나타나기 위한 표현이었다고 한다. 정도전이 아차 싶어 바꾼 '자갈밭을 가는 소'도 '강인함'을 나타낸 것.
이런 원뜻을 감안해도 한나라당 경선은 '이전투구'가 맞을 듯 하다. '빅2'가 치열하게 싸웠지만 결국 쓰러지지 않고 '완주'를 눈앞에 둔 것은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