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의 '사생결단'···'도곡동땅'이 뭐기에

오상헌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7.08.1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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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결단'이라 할 만하다. '도곡동 땅'을 두고 벌어지는 한나라당 '빅2'의 전면전을 놓고 하는 말이다. 다른 이슈들은 모두 '땅'에 파묻혔다. 경선일을 3일 남기고 '빅2' 캠프 모두 '도곡동땅'에 '올인(다걸기)'하는 양상이다.

왜일까. '도곡동 땅'이 막바지에 이른 한나라당 '경선' 결과에 미칠 '파괴력' 때문이다. 현재까지 지지율 추이만 놓고 볼 때는 이명박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황이지만 박근혜 후보쪽에서는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반면 이 후보측은 박 후보 캠프의 공세를 '경선불복 수순밟기'로 규정하고 강력 맞대응하고 있다. 동시에 '정치공작론'을 동원해 검찰과 범여권에 활을 겨눴다. 도곡동땅 의혹을 사전에 차단해 경선 이후를 대비하려는 의도다.

'빅2' 캠프는 16일 오전에도 도곡동 땅 전쟁을 계속했다. 이번엔 양 캠프 수장들이 오전부터 기자회견을 열어 '맞불'을 놨다.



포문을 연 것은 이 후보측. 박희택·김덕룡 공동 선대위원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두 선대위원장이 공동으로 회견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 경선을 코앞에 두고 불거진 도곡동땅 문제를 그만큼 심각한 중대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박 선대위원장은 박 후보측의 '후보사퇴' 주장에 대해 '경선불복용'으로 규정했다. "사퇴 주장이 중대한 조치를 취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비난했다. 김 선대위원장도 "전당대회를 치르지 않겠다는 것인지,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박 후보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곡동 땅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검찰에 '공작정치 중단'도 거듭 요구했다. 박 선대위원장은 "연일 양파껍질을 까고 있지만 아무 것도 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선대위원장은 "허약한 후보, 만만한 후보를 선택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이 후보를 낙마시키겠다는 것"이라며 "검찰이 정치공작에 동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박 후보측을 겨냥하고 다른 한편으론 검찰을 상대하는 싸움인 셈.

박 후보측 홍사덕 선대위원장도 기다렸다는 듯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원들의 선택 여하에 따라 당이 후보를 내지 못하는 아주 위험한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고 했다. 이 후보의 대선 후보 '부적격론'을 거듭 편 셈이다.



도곡동 땅 공세도 계속했다. "이 후보측이 며칠째 어불성설 얘기를 계속하고 있다"며 이 후보 실소유 주장을 계속했다. "검찰 관계자가 이미 얘기를 했다. (땅 실소유자가) 제3자라고 에둘러 말한 것은 이 후보에 대한 예우 차원의 표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에 "'정치공작' 오해를 벗기 위해서는 우선 당장 손에 쥐고 있는 '도곡동 땅' 수사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후보를 향해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위해서는 이 후보의 동의서가 필요하다. 당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동의서를 내라"고도 했다.

'후보사퇴론'이 경선불복의 포석이라는 이 후보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전략"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이 후보는 도곡동 땅 논란과 관련, 이날 오후 2시께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도 경선을 앞두고 오는 18일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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