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신용우려 진정, 증시 약보합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08.14 05:37
글자크기

장막판 하락반전 다우 3p↓…"신용경색 진정국면" 긍정분석 대두

미국 증시가 장막판 하락 반전하며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신용경색 우려는 여전했지만, 그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는 시장이 진정국면에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 약보합 불구 신용경색 여건 호전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가 초반 증시 상승세를 반납하고 0.1% 이하의 소폭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아직까지 투자자들에게 신용경색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큰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 증시는 장막판 상승세를 반납하긴 했지만, 신용경색 우려는 상당정도 감소한 모습이었다. 각국 중앙은행이 3일째 긴급 자금 투입에 나선 점이 신용경색 우려 해소에 도움을 줬다.



블랙스톤의 실적 개선과 골드만삭스의 30억달러 자금 투입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월가에서는 골드만삭스 이외 투자자들이 이번 자금 투입에 공동으로 참여한 것을 두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림즈&코의 펀드매니저인 벤자민 월리스는 "다른 사람들이 함께 돈을 집어넣는다는 것이 (서브프라임 우려를 잠재울 만큼)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 긍정론 대두 vs "아직 좀 더 지켜봐야"

전문가들도 증시가 점차 패닉에서 벗어나 냉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골드만삭스 투자전략가 애비 조셉 코헨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이성을 되찾고 있다"며 "펀더멘털을 주시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P500지수에 편입된 비금융기업은 8000억달러의 현금을 쌓아놓고 있다"며 "이는 이들 기업 시가총액의 10%에 해당하는 것으로 역사적 평균의 두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비금융기업의 경우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신용경색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아직 우려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도이치방크의 미국 증시담당 헤드인 오웬 피츠패트릭은 "서브프라임이 예상보다 많은 부분으로 확대됨에 따라 언제 증시 매도가 끝날지는 아직까지 밝히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FRB-ECB 3일째 유동성 공급

이날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은 3일째 시장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그러나 시장이 안정을 찾음에 따라 그 규모는 크게 줄어들었다

블룸버그, 마켓워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FRB는 20억달러 가량의 유동성을 하루짜리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의 형태로 금융시장에 공급했다. FRB는 지난 9일과 10일 각각 190억달러와 380억달러 규모의 강도높은 시장개입에 나섰다. 이에 비하면 규모는 급감한 수준이다.



ECB도 이날 475유로(650억달러)의 자금을 금융시장에 풀었다. 그러나 신용위기가 진정 기미를 보임에 따라 지원 규모는 지난 10일의 610억5000만유로 보다 크게 감소했다. ECB는 "단기 금융시장의 여건들이 정상화돼 가고 있고, 총유동성 공급도 여유가 있다"고 밝혀 우려가 진정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제프리스&코의 투자전략가인 아트 호건은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은 시장 신뢰의 회복을 돕고 있다"고 분석했다.

◇ 다우지수 0.02%↓, S&P500 0.05%↓ 약보합



이날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01포인트(0.02%) 떨어진 1만3236.53을,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일대비 0.72포인트(0.05%) 하락한 1452.92를 기록했다.

또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65포인트(0.10%) 내린 2542.24로 장을 마쳤다.

골드만삭스는 올들어 27% 손실을 입은 글로벌에쿼티오퍼튜니티 펀드에 30억달러를 투입키로 했다. 골드만삭스의 이날 자금 투입 소식은 우려를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이날 한때 2%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1.6% 떨어지며 하락했다.



어와드 에셋 매니지먼트의 회장인 짐 어와드는 "골드만삭스외에 수익을 위해 많은 투자자들이 이번 30억달러 자금지원에 참여키로 한 것은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분석했다.

◇ 소매매출은 긍정적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좋았던 점도 소비자들이 신용경색에 그다지 영향받지 않고 있다는 긍정적인 지표로 해석됐다. 아발론 파트너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피터 카딜로는 "소비자들이 신용경색에 영향받지 않고 지출을 지속하는 모습은 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상무부는 7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3% 증가했다고 밝혔다.



금융주들은 소폭 하락했다. 씨티그룹은 1.1% 떨어졌다. FT는 씨티그룹이 신용사업에서 7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사모펀드인 블랙스톤그룹은 1.7% 상승했다. 예상보다 강한 2분기 순익을 내놓은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JP모간체이스는 1.1% 떨어졌다. 도이치방크는 이날 JP모간체이스의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어크레디티드 홈 렌더스 홀딩스는 이날 34.6% 급락했다. 론스타가 회사의 재무상 부실을 이유로 인수를 마무리짓지 않겠다고 선언한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시어스 홀딩스는 15억달러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후 5.6% 상승했다.

◇ 채권 가격 하락, 유가 상승



이날 미국 채권 가격은 하락 마감했다. 10년만기 미국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2%p 오른 4.778%를 기록했다.

달러는 강세를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52% 떨어진 1.3613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11% 오른 117.65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