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조조정 별거 아니네"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2007.08.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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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은 10~15%씩 감원..국내 대기업도 3% 수준 자연감소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인력 구조조정으로 연일 재계가 시끄럽다. 삼성전자는 최근 400여명의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연간 60조원의 매출과 수조원의 이익을 내는 회사가 사람을 자르는 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냉정히 보면 삼성의 구조조정은 다른 글로벌 우량기업들과 비교할 경우 미미한 수준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구조조정은 강도와 규모 면에서 더욱 거세다. 수천명의 인력을 단칼에 자른다. 이같은 사실을 기업설명회 자리에서 투자자들에게 직접 공개하는 게 보통이다.



국내 기업들도 3~5% 수준의 직원이 매년 자연 감소한다. 다른 일자리를 찾거나 개인적인 이유로 퇴사하는 직원의 비율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명퇴자 수는 전체 0.5%가 채 넘지 않는다.

노키아는 올 들어 300명의 인력을 해고했다. 노키아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2분기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이 40%에 육박하며 18%의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아웃소싱 전략에 맞춰 인력을 줄이고 있다.



노키아와 지멘스가 합작한 통신장비업체 노키아지멘스네트워크는 더 심하다. 2010년까지 9000여명 수준의 인력을 구조조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체 인력의 15% 수준이다. 이같은 사실은 노키아의 실적 발표회에서 공개됐다.

모토롤라는 올해까지 전체 인력의 6%인 7500명을 줄이겠다며 올 1월과 6월에 각각 3500명, 4000명의 감원계획을 발표했다. 델은 내년까지 8800명(전체 10%)을 줄이기로 했고, 인텔은 1만5000명(15%)을 줄일 예정이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올해 1300명을 추가 감축해 전체 10%인 3700명의 인력을 줄이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도 매년 3~5% 정도의 인력을 줄이고 있다. 대기업들은 해마다 몇천명 가량의 인력을 채용한다. 신입사원 및 경력사원으로 전체 직원수의 5~10%를 매년 채용한다. 그러나 전체 직원수는 거의 일정하다.


LG전자의 지난해말 직원 수는 3만1200명으로 2005년 3만1600명에서 400명가량이 줄었다. 지난해 채용한 인력이 2500명가량인 점을 역산하면 약 2000명 가량을 감축한 것이다. 올해는 이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의 인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2005년 5만4100명에서 지난해 5만4700명으로 600명 가량이 늘었다. 지난해 채용한 신입사원 수는 1200명 수준이다. 경력사원을 포함하면 채용인력이 더 늘어난다. 최소 600여명은 자연 감소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직원 수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8만5800명 수준으로 2005년 8만600명 수준에서 5000명 가량이 늘었다. 올해 신청받은 명예퇴직자 400명의 비율은 전체 직원의 0.5%도 넘지 않는다.

전경련 이승철 전무는 "구조조정에 대한 자율성 확보는 반대로 채용의 자율성을 높여 고용을 확대할 수 있다"며 "외국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공개하고 떳떳하게 진행하는데 비해 얼마 안되는 구조조정도 크게 뉴스화되는 우리나라 고용 환경은 기업의 효율성은 물론 고용 창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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