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를 제기하고 과감한 공격을 펼쳐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된 탓이다. 9일 홍사덕 선대위원장의 기자간담회. "추월 직전이었다"는 말에서 다소의 안타까움까지 묻어난다.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데서 오는 촉박함도 느껴진다.
남북정상회담 관련 얘기를 하던 중 홍 위원장은 슬쩍 화제를 돌렸다. 그러면서 '십면매복(十面埋伏)'이란 말을 했다. "겹겹이 둘러싸고 겹겹이 복병을 두는 것"이란 뜻인데 '초한지(楚漢誌)가 출처다.
한신은 주군인 유방의 적 항우를 구리산에서 잡는데 이때 쓴 전술이 사방을 둘러싸는 '십면매복' 전술이다. 그 유명한 '사면초가(四面楚歌)'란 말이 나온 것도 이 때다.
홍 위원장은 "일련의 일을 한 묶음으로 보면 정권연장에 혈안이 된 세력이 치밀하고 교묘한 그물을 쳐 놓고 한나라당 경선을 원하는 방향으로 결말이 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강하게 갖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범여권에 시대의 책사 '한신'에 버금갈 만한 인물이 있다는 것인데…. 그 정도 인물이 있는데 왜 국정에 실패했다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