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선전과 통합 추진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7.08.0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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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이 자치권을 수성하며 중국과의 차별화를 꾀하던 과거의 전략을 버리고 통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선전을 비롯한 본토 도시들이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의 명성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200만 선전 시민들이 자유롭게 홍콩에 드나들 수 있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이번달 중 실행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홍콩은 자체적으로 국경을 통제하고 있어 중국인들이 홍콩 비자를 얻는 것은 다른 외국보다도 오히려 어려운 실정이다. 홍콩 사람들은 중국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나 중국 사람들은 홍콩을 방문하려면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한다.

이번 구상이 실현될 경우 통합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엄청날 전망이다. 선전은 금융허브로서의 홍콩의 노하우와 글로벌 마인드를 배우고 홍콩은 급부상하는 선전의 명성과 자본을 활용함은 물론 본토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어 윈윈 전략이다.



홍콩의 정부 투자기관인 '인베스트 홍콩'의 마크 미켈슨 사무 총장도 "중국 전체가 홍콩에는 매우 중요하다"며 "선전 등 인접 도시와의 통합은 중국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홍콩은 통합에 대한 연구를 충실히 준비해왔다. 홍콩 정부의 고위직과 밀접한 싱크탱크인 '바우히니아재단연구센터'는 이번주 '홍콩-선전 거대도시 건설 방안'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보고서는 홍콩-선전 대도시를 뉴욕 도쿄 런던 등 세계적 수준의 도시들과 비교, 도시간 상품, 자본, 정보의 흐름을 능률적으로 조직화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또 선전주민들의 자유로운 왕래를 보장해 인구 유입도 늘릴 것을 주장한다.


홍콩은 이미 인프라 구축 계획을 구체화했다. 지난주 홍콩은 선전과 광저우의 상업지구로 연결되는 철도 건설 계획을 밝혔다. 철도가 완공될 경우 3시간 거리는 45분으로 단축되며 홍콩은 자연스레 중국의 전국 철도망에 편입된다.

광저우 지사에서 3년간 근무한 프록터앤갬블의 크리스토퍼 하살 부사장은 이에 대해 "두 지역간 통합은 지역 경제에 막대한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통합으로 가는 길이 말처럼 쉬운 것만은 아니다. 홍콩의 노동 단체들은 본토와의 통합으로 값싼 노동력이 유입돼 일자리를 뺏기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범죄 우려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고는 있으나 대부분의 주민들은 여전히 가난한 생활에 찌들어 있어 빈부차로 인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시민단체들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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