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신당, 4개월짜리? 아니면 '롱런'?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7.08.0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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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2당 출발했지만 앞길 험난..경선 흥행여부 관심

범여권 제3지대 신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이 5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지난달 24일 창당을 선언한지 13일째. 초고속 창당이다. 스스로 "세계 정당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속도"(정대철 창준위원장)라 평할 정도다.

그러나 앞으로도 '일사천리'일 가능성은 낮다. 당 안팎에 걸림돌이 산재해 있는 탓이다. 신당이 4개월 시한부의 '대선용 정당'이란 지적도 나온다.



◇대통합 못한 대통합신당= 대통합민주신당은 올해 열린우리당을 순차 탈당한 의원 80명(김한길 그룹 19명 포함)과 민주당 탈당의원 5명(대통합파+김홍업)으로 구성됐다.

민주당(9석)과 열린우리당(58석)까지 모으는데 일단 실패한 셈. '개문발차'라고 하지만 '대통합'이란 이름이 무색한 게 현실이다.



지도체제는 창당 당일까지 갈등을 거듭했다.
대통합신당, 4개월짜리? 아니면 '롱런'?


주요 현안에 대해 대표가 결정권을 쥐는 '원톱 시스템(단일성 집단지도체제)'으로 하고 오충일 공동창준위원장(사진)을 추대했지만 '봉합'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6일 선출 예정인 원내 대표도 정파별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최고 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도 정파별로 지분이 나뉘어 졌는데 '대통합'보다 '기계적 통합'에 가까움을 보여주는 예다.

◇민주·우리당, 뜨거운 감자 =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합류는 지금까진 '풀어도 풀리지 않는' 난제다. 민주당은 "잡탕식 정당이 만들어지면 독자 후보로 독자 경선을 추진하겠다"(박상천 대표)며 강경한 입장이다. 조순형 의원의 대선출마도 이같은 판단에 힘을 실었다.


대통합신당, 4개월짜리? 아니면 '롱런'?
우리당은 민주신당의 모습에 '불만'이 가득찼다. 신당이 민주당을 달래느라 우리당을 배제하는 듯한 인상을 줬기 때문. 창당대회에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를 비롯한 우리당 주자들이 모두 불참했다.

"여러 정파가 각자 제 살길만 찾자고 해서는 대통합을 이룰 수 없다"(서혜석 대변인)는 논평도 냈다. 이들 두 세력을 한 데 묶지 않는 이상 '대통합'은 난망하다.



◇경선 드라마, 흥행 노리지만… = 민주신당의 최대 과제는 '대선'. 이를 위해선 일단 '경선'의 흥행을 높여야 한다. 다음달 15일 본 경선에 돌입, 오는 10월14일경 대선후보를 확정한다는 게 정해진 계획.

그러나 이전에 정리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다. 일단 '단일리그' 구성이 시급하다. 가뜩이나 범여권 주자들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인데 리그까지 쪼개지면 흥행은 보장받기 어렵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합류가 중요한 이유다.

단일리그를 만든다고 끝이 아니다. 당장 예비경선(컷오프) 문제가 걸린다. 전화 여론조사. 선거인단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각각 실시해 그 결과를 50%씩 반영한다는 데 대략의 합의를 이뤄냈지만 후발주자들이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대통합민주신당'이 일련의 과정을 이끌만한 정치력과 위상을 담보해 낼 지도 예단하기 어렵다.

◇얼마나 오래갈까 = 5일 탄생한 민주신당의 '생명'도 관심거리다. 대선까지 4개월용이라는 비아냥부터 19대 총선까지 4년이상 존속할 것이란 낙관까지 다양하다.

우선 이질적인 세력들이 끝내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한 채 대선마저 패배한다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해체가 불가피하다. 책임공방 속 집단탈당 행렬이 재연될 수 있다. 대선에서 이기더라도 공천권을 둘러싼 잡음을 잘 조율하지 못하면 역시 당이 깨지기 십상이다.



대선 승패와 상관없이 일단 내년 총선까지 버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8개월 짜리다. 대선에 승리하면 당의 수명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2002년 대선승리후 민주당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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