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화학 계열사도 사업조정?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7.08.0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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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BP 보유한 삼성석유화학 지분 인수 검토

삼성이 영국의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석유화학 지분 47.4% 인수를 검토 중이다. 삼성이 BP 지분 인수를 통해 그룹내 화학 계열사에 대한 사업조정 등에 착수하는게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말 BP로부터 삼성석유화학 지분 인수를 제안받았다"고 2일 밝혔다. BP는 이미 지난해 7월 삼성석유화학 지분 매각 방침을 밝히고 매수자를 물색해 왔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사장이 휴가 중이어서 본격적인 검토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허 사장이 복귀해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한 이후 그룹과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BP 지분을 인수한다면 계열사들이 지분을 나눠서 매입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석유화학 지분은 제일모직(21.39%), 삼성물산(13.05%), 삼성전자(12.96%) 등 삼성그룹이 47.4%를 보유하고 있고, BP가 47.4%, 나머지 5.2%는 신세계가 가지고 있다.



삼성이 BP 지분 인수를 검토하면서 전자 계열사에 이어 화학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도 시작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은 지난 6월 각 계열사에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지시했으며 이후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급격한 변화 움직임이 시작된 상태다.

삼성은 석유화학 계열사로 나프타분해시설(NCC) 업체인 삼성토탈(구 삼성종합화학)을 비롯해 삼성정밀화학, 삼성석유화학, 삼성BP화학 등 4개 회사를 갖고 있지만 이들 계열사들의 실적은 시원찮은 상태다.

TPA(Terephthalic Acid. 폴리에스터 원료)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석유화학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공급과잉 등으로 지난해 97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삼성정밀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삼성석유화학은 지난해부터 TPA사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합작사인 BP의 반대로 진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삼성이 BP 지분을 사들여 독자경영 체제를 갖춘 이후 삼성석유화학 등 화학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삼성석유화학 관계자도 "그동안 BP가 지분매각 계획 때문에 신규사업 추진 등을 용인하지 않았었다"며 "BP가 지분을 매각하게 된다면 아무래도 새로운 경영전략을 수립하기가 수월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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