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달말 BP로부터 삼성석유화학 지분 인수를 제안받았다"고 2일 밝혔다. BP는 이미 지난해 7월 삼성석유화학 지분 매각 방침을 밝히고 매수자를 물색해 왔다.
삼성이 BP 지분을 인수한다면 계열사들이 지분을 나눠서 매입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석유화학 지분은 제일모직(21.39%), 삼성물산(13.05%), 삼성전자(12.96%) 등 삼성그룹이 47.4%를 보유하고 있고, BP가 47.4%, 나머지 5.2%는 신세계가 가지고 있다.
삼성은 석유화학 계열사로 나프타분해시설(NCC) 업체인 삼성토탈(구 삼성종합화학)을 비롯해 삼성정밀화학, 삼성석유화학, 삼성BP화학 등 4개 회사를 갖고 있지만 이들 계열사들의 실적은 시원찮은 상태다.
TPA(Terephthalic Acid. 폴리에스터 원료)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석유화학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공급과잉 등으로 지난해 97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삼성정밀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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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석유화학은 지난해부터 TPA사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합작사인 BP의 반대로 진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삼성이 BP 지분을 사들여 독자경영 체제를 갖춘 이후 삼성석유화학 등 화학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삼성석유화학 관계자도 "그동안 BP가 지분매각 계획 때문에 신규사업 추진 등을 용인하지 않았었다"며 "BP가 지분을 매각하게 된다면 아무래도 새로운 경영전략을 수립하기가 수월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