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차량이 한가한 강변북로를 달렸다. 2.0리터 엔진이라고는 밑기지 않을 정도로 파워풀하다. 엔진에서 뿜어나오는 강렬한 사운드가 오히려 가속 본능을 자극한다.
rpm 게이지가 레드존을 살짝 살짝 건드리며 시속 180km까지 거침없이 치고 나갔다. 고속이지만 도로에 붙어 안정감있게 질주한다. 달리기를 위해 태어난 차라는 느낌이 딱 든다.
2인승 소프트톱 컨버터블 모델인 뉴 아우디 TT 로드스터는 1999년 처음 선보인 후 근 7년만에 2세대 모델로 재탄생했다. 지난해 독일의 아우토빌트 디자인 어워드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로 선정될 정도로 디자인 완성도가 높다.
좌석에 몸을 맡기면 가죽 버키트 시트가 몸을 감싼다. 그리 편한 느낌은 아니다. 딱딱하다. 원을 모티브로 한 실내 디자인은 단순하다. 스포츠카의 특성상 앞뒤 시야가 좁은 편이다.
스티어링 휠은 마음에 든다. 골프GTI에서 만나본 포뮬러1(F1) 스타일로 아래쪽이 평평하다. 덕분에 코너링시 핸들링이 상당히 편하다. 스포츠카의 본성이 드러난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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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TT 로드스터에 탑재된 TFSI엔진의 배기량은 2.0리터에 불과하지만 터보차저 기술이 맞물리면서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28.6 kg·m의 성능을 자랑한다.
300마력이 넘는 고성능 엔진이 판을 치는 요즘 시대에 뭔말이냐고 반발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우디 TT의 달리기 실력은 기대를 뛰어넘는다.
6단 S-트로닉 변속기와 맞물린 2.0리터 엔진은 1310kg의 차체를 가볍게 밀어붙이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5초만에 주파한다. 터보 차량의 단점인 가속시 한템포 쉬는 현상도 거의 없을 정도로 엔진 응답성이 좋다.
숨가쁘게 변속이 이뤄지며 속도를 금새 시속 200km 부근까지 몰아세운다. 이 차에 탑재된 듀얼 클러치 기술 덕분에 기어 변속이 0.2초만에 이뤄진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변속기를 스포츠 주행모드에 놓으면 변속 시점이 한템포 늦어지면서 보다 적극적인 주행이 가능해진다.
아쉬운 점은 시속 210km에서 자동으로 연료가 차단된다는 점. 속도계는 280km까지 새겨놓고 210km에서 멈추게 하는 것은 무슨 심술일까.
이 차의 또다른 자랑인 지붕은 완전 자동으로 스위치 하나만 누르면 12초 만에 열 수 있다. 시속 50㎞로 달리면서 작동이 가능해 비가 올 때 요긴하게 지붕을 닫을 수 있다.
하지만 뜨거운 여름, 지붕을 열고 달리는 기분은 생각보다 낭만적이지 않았다. 강렬한 태양에 그대로 노출된 머리와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뜨겁다.
참고로 요철이나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는 최대한 속도를 낮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차 뒷부분이 크게 울컹거리며 온몸에 충격이 전해진다. 이 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는 딱딱한 승차감은 각오해야 될 듯하다.
판매가격은 652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