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경선 'D-20', 현장 표심 분석

제주·부산=오상헌·울산=이새누리 기자 2007.07.2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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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연설회 3곳 백중세

'D-20'. 20일 남았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일(8월19일)까지 남은 기간이다. 이명박·박근혜 두 예비후보 중 누가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될까. 결과를 예견하기는 아직 이르다. 흔들리는 갈대같은 '표심'을 가늠하기란 좀체 쉽지 않다. 하지만 '가늠자'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다. 한창 진행 중인 후보간 합동 연설회는 살아 숨쉬는 '표심'의 방향을 짐작해 볼 수 있는 통로다.

머니투데이는 제주(22일), 부산(26일), 울산(27일) 등 지금까지 치러진 한나라당 합동유세 현장을 직접 찾았다. 이들 지역에서 만난 당원들과 지역민들에게서 '당심'과 '민심'이 출렁이는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히 청취할 수 있었다.



제주, 대의원 '백중세'vs당원·국민 李 우위 = 지난 22일 오후 제주 합동연설회가 열린 한라체육관. 제주도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제주도 대의원의 지지 비율은 엇비슷하지만 당원과 국민들의 표심은 이 후보쪽에 다소 쏠려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제주도 3개 당협 가운데 당협위원장 2명이 이명박을 지지하고 나머지 1명이 박근혜측"이라고 했다. 하지만 "박 후보 지지 성향 당협의 대의원 수가 많아 우열을 가리긴 힘들다"고 전했다.



제주국제공항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대화를 나눈 기사 한모씨(남. 37)는 "운전을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는데 얘길 해보면 제주 민심은 이 후보쪽에 기울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를 몇년째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지역 경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지도자'라는 이 후보의 이미지가 어필하고 있다는 의미다.

연설회장에서 만난 한 당원의 종합평가는 이랬다. "이 후보가 다소 앞서지만 제주 출신인 원희룡 후보가 복병이고 부동층도 적잖아 결과는 두고봐야 한다".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하는 제주 지역 선거인단의 수는 모두 2141명(대의원 541명, 당원 800명, 국민 800명)으로 전체 선거인단의 1% 수준이다.

부산, 대의원 李vs당원·국민 朴 우세= 지난 26일 정오께 합동연설회가 열린 부산사직실내체육관 앞에서 김모씨(여. 47)를 만났다. 박근혜 후보 지지자인 그는 "부산 시민들은 6:4 정도로 박 후보 지지자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택시 기사인 또다른 김모씨도 "부산은 한나라당, 그 중에서도 박근혜 아입니꺼"라며 같은 얘기를 전해줬다. 이번 경선에서 한 표를 행사한다는 한 대의원은 "대의원쪽은 분명 이 후보가 우세하다"고 전했다.


부산 지역 당협위원장 18명 중 중립인사 3명을 제외한 9명이 이 후보를, 6명이 박 후보를 지지하기 때문이란 설명. 하지만 그는 "일반 당원은 박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저런 전언을 감안하면 한나라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대의원 지지율은 이 후보가, 당원과 일반 국민 지지세는 박 후보가 앞서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부산 지역 선거인단은 전체 선거인단 의 7.5%(1만3954명)로 대의원, 일반당원, 국민선거인단이 각각 3452명(20%), 5251명(30%), 5251명(30%)의 비율로 구성된다.



울산, 대의원李 vs 당원·국민 '박빙'= 지난 27일 합동연설회가 열린 울산 동천체육관의 관중석. 이 후보 지지자라는 대의원 김모씨(여·49)는 격앙된 말투로 이 후보 찬양론을 쏟아냈다. "울산에서 승리는 떼 놓은 당상이지예. (이 후보가) 울산에 들인 공이 얼마나 많은데예". 울산에 속한 4명의 한나라당 의원 중 이 후보측 의원은 3명이다. 대의원 표심은 이 후보쪽에 쏠려 있다는 게 중론.

그러나 당원과 국민선거인단의 선택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행사가 열린 동천체육관 근처에서 택시 기사 장모씨(남·53)는 "이명박의 밀어붙이는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박근혜의 이미지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고 지역 민심을 전했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다. 중앙일보(7월 22일) 울산당원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47.5%)가 이 후보(43.3%)를, 동아일보(7월14)의 선호도 조사에서는 이 후보(34.4%)가 박 후보(33.3%)를 조금 앞섰다. 울산 지역 선거인단은 전체의 2.2%인 3988명(여론조사 제외). 대의원이 1002명(20%), 당원 1493명(30%), 국민선거인단 1493명(30%)이 참여한다. 제주 부산=오상헌·울산=이새누리 기자 bbor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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