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 대선출마…"잡탕정당 경선 불참"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7.07.2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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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독자리그' 주장 수면 위로…범여 통합논의 변수로 떠올라

조순형 중도통합민주당 의원이 22일 대선출마 의사를 밝히고 "잡탕식 정당의 경선엔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민주당 대선후보군은 5명으로 늘어났으며 민주당에 '독자경선'을 주장하는 흐름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범여권 통합논의에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0년 전통의 민주당 정체성을 지키고 참다운 통합을 이루기 위해 많은 주저와 고뇌 끝에 결정하게 됐다"며 대선출마를 밝혔다.



오는 26일 대선출마선언을 앞둔 그는 "나라는 국난에 버금가는 국가적 위기상황에 처했고 통합민주당은 내외압력에 의해 원칙·명분없는 무조건식 대통합에 내몰린 중대한 갈림길"이라며 "떳떳하고 신뢰할 만한 독자후보를 못 내는 불임정당이라는게 통합민주당이 곤경에 처한 근본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개인보다는 당, 당보다는 국가'라던 선친(고 조병옥 박사)의 말씀대로 일신의 안위보다 당과 국가를 위한 마지막 봉사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범여권 대통합신당 추진 움직임에 "명분과 원칙 없는 무조건식의 '잡탕식 중도대통합'이 된다면 그러한 경선 구도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통합민주당내 대통합파의 독자행위는 잘못된 것"이라며 "설령 통합신당 출신이 나가는 일이 생겨 '도로 민주당'이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명분 없는 대통합에는 따라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순형의 결단, 범여 통합 변수로= 조 의원의 대선출마 선언은 자신의 말처럼 '고뇌에 찬 결단'이란 평가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근의 범여권 통합논의와 무관하지 않다"며 "열린우리당이 대통합을 주도할 경우 자칫 민주당이 사라질 수 있다는 지지자들의 우려를 받아들여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조 의원 스스로도 올 3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선 (내가 대통령 후보로) 역량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입법부에서 좋은 국회의원으로 최선을 다하고 제 인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조 의원의 출마는 민주당에 '굳히기'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의 잠재적 지지도가 상당하다는 당내외 평가에다, 민주당이 독자적 대선후보경선을 치를 수 있을만큼 후보군(5명)도 짜였기 때문. 민주당 탈당과 대통합신당 합류를 저울질하던 의원 상당수를 주저앉힐 수도 있다.

이는 범여권 통합논의에도 적잖은 파장을 준다. 조 의원은 열린우리당 주도의 대통합에 부정적이며, 단일신당이 어려울 경우 후보단일화를 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이른바 '독자리그'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다.

추미애 전 의원 등 다른 민주당 주자들도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민주당 내 대선주자는 신국환 이인제 의원, 김영환 전 장관과 추미애 전 의원에 조 의원을 더해 5명.



이날 기자들을 만난 무소속 문학진 의원은 "(조 의원이 출마한다면) 민주당에서 박상천 대표를 위시한 10여명은 남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순형은 누구= 전 민주당 대표인 조병옥 박사의 세째아들(1935년생). 전두환대통령 시절이던 1981년 자신의 형인 고(故) 조윤형 전 국회부의장의 정치활동이 금지되자 그 대신 11대 총선에 출마, 서울 성북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2003년 민주당 대표로 선출돼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 이후 '탄핵역풍' 속에 17대 총선(2004년)에서 쓴잔을 마셨으나 2006년 7·26재보선에서 당선됐다. 17대국회에서 김원기 전 국회부의장과 함께 최다선(6선) 의원이다.



청렴하고 강직하다는 이미지로 '미스터 클린', 거침없는 소신발언때문에 '미스터 쓴소리'란 별명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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