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한지붕 세가족과의 협상"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7.07.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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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추진함에 있어 EU내 발전 단계별 3가지 국가군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독일, 프랑스 등 EU내 선진국들과의 개방효과에 더 큰 관심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은 17일 '한지붕 세가족과의 협상, 한-EU FTA'라는 보고서에서 "한-EU FTA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많은 분석들이 EU를 미국과 같은 단일 경제단위로 취급하고 있지만, 이는 경제적 효과를 과장되거나 축소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EU가 경제규모와 발전단계에 큰 차이를 보이는 27개 국가의 연합체로, 발전단계에 따라 크게 3가지 국가군으로 나뉘는 '한지붕 세가족'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EU에 가입된 27개국을 발전단계에 따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5000달러 이하로 우리나라보다 뒤진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9개 국가군 △1인당 GDP가 1만5000∼3만달러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그리스, 스페인 등 6개 국가군 △1인당 GDP가 3만달러 이상으로 우리나라보다 앞선 독일, 프랑스 등 12개 국가군으로 분류했다.

대개 FTA를 맺지 않은 나라끼리는 수출구조가 비슷할수록 교역이 줄어들지만 FTA를 맺은 나라 사이에는 수출구조가 유사할수록 교역이 늘어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는 FTA 체결시 그만큼 수출업종 간 경쟁이 치열해 진다는 것을 뜻한다.

연구원에 따르면 EU의 3대 국가군 가운데 우리나라와 수출구조 유사성이 가장 높은 곳은 독일, 프랑스 등 선진 국가군으로 유사성 수준이 47.7로 추정됐다.


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한-EU FTA가 체결될 경우 EU 선진 국가군과 우리나라의 교역 증가율은 2.7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따라서 한-EU FTA 체결 후 우리나라가 EU 선진 국가군과의 교역에서 이득을 얻으려면 경쟁을 통한 산업내 효율화가 필수적이라고 연구원은 조언했다.

반면 EU 후진 국가군의 경우 우리나라와 무역 보완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춰볼 때 단기적으로 EU 후진 국가군과의 상호 수출입 수요를 면밀히 검토하고, 중장기적으로 산업내 생산 분업체제를 갖추면 무역 증대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연구원의 김형주 책임연구원은 "FTA 체결 후에는 무역 보완성이 높은 나라들보다 수출구조 유사성이 높은 나라끼리의 교역증대 및 경쟁유발 효과가 더 크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그만큼 EU 가입국 중에서도 선진 국가군과의 협상에 더 크게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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