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207CC는 하드톱 컨버터블 분야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한 206CC를 7년 만에 새롭게 재탄생시킨 모델이다. 얼굴을 성형하고 몸집을 키웠지만 기존의 이미지는 그대로다.
206CC 덕분에 국내 수입차 시장에도 폭스바겐의 이오스, 볼보의 C70, BMW 335i 컨버터블 등 수많은 하드톱 오픈카들이 소개되기 시작했다.
외형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적당히 근육을 키운 운동선수처럼 보기 좋다. 곡면이 두드러진 옆모습과 빵빵해진 뒷모습도 날렵한 느낌을 준다. 이를 위해 푸조는 206CC에 비해 길이를 200mm 가량 키웠다.
뒷좌석 2개가 마련됐지만 207CC는 순전히 2인용이다. 100mm 늘어난 휠베이스 덕분에 운전공간은 널찍해졌지만 뒷좌석은 여전히 좁다. 수납용으로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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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버킷 타입의 앞좌석 가죽 시트는 몸에 착 달라붙는다. 뒤좌석에 붙어있는 크롬도금의 롤 오버바와 함께 이 차의 경쾌한 특성을 예감할 수 있다. 좌석은 수동으로 조절하도록 되어 있다.
실내의 소재와 완성도에서 대중차다운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3000만원대 차답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대시보드 위쪽 전체를 덮은 가죽 하나 때문에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시동을 걸자 다소 묵직한 배기음이 온몸을 감싼다. 예전에 206RC의 통통거리던 엔진 배기음과는 다소 달라 아쉽지만 나름대로 기분좋은 울림이 느껴졌다.
207CC에 탑재된 심장은 BMW와 공동으로 개발한 1598cc 직렬 4기통 DOHC 엔진. BMW의 미니 쿠퍼에 탑재된 것과 같은 엔진이다.
이 엔진은 4단 수동겸용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120마력(6000rpm), 최대토크 16.3kg·m(4250rpm)을 발휘한다. 제원표상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12.6초, 최고 속도는 시속 195km.
하지만 어느정도 가속이 붙자 듣기 좋을 정도의 커다란 엔진 사운드와 함께 차체의 움직임이 예상외로 가벼워진다.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익숙치 않은 엔진 소리일 수도 있다.
특히 부드러움이 더해진 승차감은 튀는 느낌이 줄어 편안했다. 스티어링 휠 조작에 정직하게 반응하면서 코너를 들어가고 빠져나오는게 푸조 특유의 '유쾌한' 핸들링 감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컨버터블의 특성상 안정성은 더욱 강화됐다. 에어백 5개를 기본으로 장착했다. 충격을 흡수하는 서바이벌 존(Survival Zone), 전면 충돌시 분리돼 보닛 아래로 들어가도록 설계된 헤드램프, 충격 흡수 패딩 등은 안심하고 운전할 수 있게 해준다.
국내 판매 가격은 부가세 포함해서 3650만원. 206CC의 가격이 모델에 따라 2980만원부터 3400만원까지였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비싸다는 생각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