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현 힐스테이트' 의 분양가를 업체안보다 5% 낮춰 평당 1605만원으로 권고한 분양가자문위원회 제시안대로 승인을 내주려던 용인시는 돌연 입장을 바꿔 1500만원 이상으로 분양 승인을 불허한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시행사는 이에 대해 분양가자문위원회의 실효성 등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나아가 고분양가 요인을 둘러싼 기반시설부담문제가 시와의 공방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 관계자는 "분양가자문위원회가 제시한 분양가는 말 그대로 권고안 일 뿐"이라며 "승인권자인 시의 입장에서는 고분양가를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시의 가이드라인 외에는 승인을 내주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2일 본지 보도('용인 고분양가 제동 실패') 이후 용인시 게시판에는 이와 관련된 시민들의 비난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용인시도 한 아파트 단지의 고분양가로 끝나는 게 아니란 점을 인식하고 있다. 줄줄이 분양 대기 중인 동천, 성복동 아파트 분양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쳐 결국 고분양가 도미노현상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때문이다. 또 용인 수지 일대 기존 집값도 높은 분양가에 자극받아 들썩거릴 수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시는 이같은 이유로 분양가자문위원회가 제시한 평당 1605만원에 절대 승인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분양 대기 중인 '성복 GS자이'와 '동천 래미안'에 대해서도 동일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행사 "말도 안된다" 반발 거세=상현 힐스테이트 시행사인 한백씨앤티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백씨앤티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 민간택지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원가내역을 시에 제시했고 이를 분양가자문위원회가 인정했다"면서 "시가 구성한 분양가자문위원회의 권고안을 시 스스로가 무시하려면 뭣하러 자문위원회를 만들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시의 결정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는 평당 1500만원 이하를 고수하고 있어 상현 힐스테이트의 분양일정은 불투명해졌다.
◇"무리한 기반시설부담 문제 있다"=이같은 고분양가 논란의 요인이 민간업자에게 무리한 기반시설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 가운데 민간사업자에게 떠안기는 기반시설부담이 높다는 게 용인에서 분양사업을 진행 중인 시행사들의 공통적인 불만이다.
A시행사 관계자는 "토지매입과 이에 따른 금융비용이 큰데다 시가 요구하는 학교부지, 진입도로 추가건설과 민원해소 비용 등 평당 4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분양가에 포함되기 때문에 분양가 상승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반시설부담금의 기준도 명확치 않아 그때 그때 시에서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분양승인을 받기 위해선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이를 다시 분양가에 포함시킬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과거 용인이 난개발의 오명을 뒤집어 쓴 것도 민간사업자들의 무분별한 아파트건설에 있었던 만큼 수혜자 부담 원칙에 따라 기반시설을 부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민간택지에 분양가 규제를 하면서 무리하게 기반시설부담을 떠맡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용인시가 인구유입 1위에다 세수입이 가장 많은 지방자치단체임에도 불구하고 도시기반시설 투자에 인색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