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 씨는 3년전 'OOO주식형'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다. 월급이 들어오는 날짜에 맞춰 매달 20일, 30만원씩 펀드에 자동이체 되도록 했다. 동료 B 씨도 같은 시기에 A씨와 같은 펀드에 가입했다. 다만 B 씨의 경우 이체일을 10일로 했다.
3년이 지난 현재, A씨와 B씨의 펀드 수익률은 똑같을까? 아니다. A씨보다 열흘 먼저 이체되도록 한 B씨의 펀드 수익률이 더 높았다. A씨 펀드의 누적수익률은 46%였지만 B씨의 경우 수익률이 50%에 가까웠다. 같은시기 같은펀드에 가입했는데 수익률이 무려 4%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난 셈이다.
2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적립일에 따라 수익률 차이는 0.5%에서 많게는 4.3%까지 차이가 났다. 수탁액 규모 상위, 설정기간 3년 이상인 10개 펀드 가운데 9개 펀드가 적립일이 20일일 경우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나머지 1개 펀드도 적립일이 21일인 경우 수익률이 낮았다.
'대한퍼스트클래스에이스주식' 펀드는 21일에 납입할 경우 3년 누적수익률이 54.4%였지만 6일뒤인 26일에 납입할 경우 3년 수익률이 57.2%로 수익률 차이가 2.8%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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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월급날'에 있다. 월급날이 몰려 있는 기간, 즉 펀드 자금 유입이 가장 많을 때 납입할 경우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0~25일 사이에 적립식 펀드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다"며 "공무원의 급여 이체일이 매달 17일, 삼성계열사와 은행권 등 대기업의 급여 이체일이 21~25일에 몰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월말에는 적립식 펀드 자금 유입이 많아 주가가 오르는 '월말효과'가 생기기도 한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펀드 기준가를 주식으로 생각한다면 쉽게 이해된다"며 "보통 기준가가 낮을 때인 월초 쯤을 이체일로 정하면 주식 매입단가가 낮아지는 것과 같은 효과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허진영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직장인들은 월급날에 맞춰 적립식 펀드 납입금 이체일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자들이 많이 몰리는 시기를 피해 납입일을 정해 장기간 투자할 경우 '플러스 알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