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G7서 엔약세 언급 없어 급락(종합)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7.04.1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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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가 호주 달러화 대비 1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유로화에도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초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워싱턴에서 열린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회담에서 엔화 약세에 대한 언급이 또 빠져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엔약세를 용인하는 미국 정부의 입장에 선진국들이 가담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은 일본자금의 급격한 유출을 막고 중국을 길들이기 위한 방편으로 엔약세를 용인하고 있다.



◇ 亞 외환시장서 엔가치 급락
16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호주 달러화 가치는 엔화에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현지시간 오전 8시12분 현재 시드니 외환시장에서 오전 엔화 가치는 호주 달러당 99.74엔에 거래되며 지난 97년 5월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호주는 현재 기준금리가 6.25%로, 일본(0.5%)과의 금리 격차가 5.75%포인트에 달한다. 엔화 대비 절상률이 올해 들어서만 6.1%다.

엔화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사상 최저치로 하락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유로화 대비 사상 최저치인 유로당 162.43엔까지 떨어졌다가 오전 8시 현재 소폭 상승, 162.23엔을 나타내고 있다.


엔화는 달러화에도 약세를 보이며 119엔대로 후퇴했다. 이날 오전 한때 119.49엔까지 하락했다가 오전 9시 30분 현재 119.11엔으로 소폭 올랐다.

시드니 소재 커스톰하우스글러벌외환거래소의 외환전략가는 "G7에서 엔화 약세가 논의되지 않았다"며 "엔화에는 숏 포지션(매도)을 유로에는 롱 포지션(매수)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 G7 "엔 약세 언급 없이 위안 때리기"
이번 G7 회의에서 재무장관들은 지난 2월 회의와 마찬가지로 엔 약세에 대한 언급 없이 중국 위안화 때리기에만 집중했다.

성명서는 엔화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회피하고 "각국 통화는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해야 한다"는 정도의 문구로 마무리지었다.

반면 중국 위안화는 도마에 올려놓고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G7 회원국들은 중국 위안화가 보다 유연하게 움직여 국제수지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2005년 7월 달러 페그를 폐지한 이후 달러에 대해 7.2% 가량 상승했지만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늘고 있다.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의 환율 유연성 확대와 내수 수요 증대가 전세계 경제 균형을 맞추는데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중국 정부가 이를 위해 지금부터 급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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