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SK그룹 단독방문 이유는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7.04.10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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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총리, SKT TD-SCDMA센터 방문 최태원 회장 접견

10일 방한하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만난다. 원 총리는 이날 오전 공항에서 곧바로 경기도 분당에 있는 SK텔레콤 TD-SCDMA(시분할 연동 코드분할다중접속)망 테스트센터로 직행한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과 SK 최태원 회장, SK텔레콤 김신배 사장이 동행해 원자바오 총리에게 중국 차이나유니콤과 협력으로 진행되는 TD-SCDMA 개발현황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TD-SCDMA는 중국이 주도하는 제3세대 이동통신 기술 표준으로 13억명의 중국 인구가 쓰게 될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TD-SCDMA 사업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분당에 테스트센터를 세웠다.

원자바오 총리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에 이어 사실상 중국의 2인자. 이번이 2003년 취임 후 첫 방한이다. 재계에서는 원 총리가 첫 방문에서 SK를 찾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1박2일의 방한기간중 다른 기업체를 방문하지 않는다. SK그룹이 국내 그룹중 단독으로 원총리 방문을 유치한 셈이다.

그동안 후진타오 등 중국 고위층 인사들은 삼성전자 기흥공장, LG전자의 평택공장 등을 주로 찾았다.

이에 대해 국내 업계에서는 중국의 관심사가 과거 반도체, 휴대폰 등에서 이동통신 서비스 쪽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특히 중국이 3세대 정보통신을 전략적으로 키우려고 하고 있으며 이번 SKT 방문은 그 일환이라는 것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중국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3세대 정보통신을 국가성장산업으로 육성하려고 한다"며 "현재 이를 위한 연구.개발의 초기 인큐베이팅을 SK텔레콤이 하고 있어 원자바오 총리가 방문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설정하고 있는 SK그룹으로서는 원자바오 총리의 SKT 테스트센터 방문이 중국 시장 공략의 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T는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권을 갖기를 원해 왔다.



관련업계에서는 지난달 중국 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이 업계 최초로 TD-SCDMA 장비 입찰공고를 내는 등 중국이 TD-SDCMA 장비를 도입할 채비를 마친 상태여서 이번 원자바오 총리의 SKT 방문이 갖는 의미가 예사롭지 않다고 풀이했다.

SK그룹은 그동안 중국의 차이나유니콤과 CDMA 사업 분야에 대한 포괄적 사업협력 제휴를 체결하고 10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매입하는 등 중국 시장진출 확대를 적극 모색해 왔다.

SK그룹은 또 중국 현지에 자본금 3000만 달러의 지주회사를 설립키로 했으며 이를 통해 중국의 IT 사업을 총괄토록 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IT 계열사들의 기술력과 콘텐츠를 앞세워 중국시장을 내수시장화하겠다는 것이 SK그룹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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