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줄줄 새는 부동산펀드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7.03.2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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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투자자 계약파기 운용차질…목표수익률 밑돌기도

부동산펀드가 분양시장 한파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대다수 펀드들은 연 7~8%대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일부 부동산펀드가 미분양이나 투자자의 계약 파기로 인해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한 채 상환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상환된 부동산펀드들의 평균 연 수익률(1월29일 기준)은 8%대로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하지만 칸서스자산운용이 지난해 내놓은 ‘칸서스 시즌 사모 부동산펀드’는 중국의 투자자가 당초 약속했던 상가 매입을 번복하면서 운용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펀드는 동대문 의류상가인 ‘시즌’에 투자하는 펀드로 2차례에 걸쳐 총 11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상가의 지하 1층~지상 6층까지 임대계약을 맺기로 한 중국 투자자가 계약을 뒤집으면서 운용에 적잖은 곤란을 겪고 있다. 이 펀드는 부동산을 산 후 임대를 통해 수익을 내는 부동산펀드로 상가의 대부분을 빌리기로 한 투자자가 손을 빼면서 임대 공백이 발생한 상태다.

칸서스자산운용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상가 임대계약을 다시 맺고 있지만 그동안 임대 공백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펀드 목표수익률인 연 7.6%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SH자산운용의 ‘톱스 그랜드포트’는 올해초 연 수익률 3%대로 저조한 수익으로 만기 상환됐다. 이 펀드는 부동산 건설에 자금을 빌려줘 분양금을 통해 수익을 얻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형으로 미분양이 속출하자 투자금 회수에 곤란을 겪은 탓이다. SH자산운용은 펀드 만기가 다가오자 미분양으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서둘러 아파트 매각에 나서 기대 수익률을 밑돈 성과를 냈다.

한 자산운용사 부동산펀드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분양시장이 위축되자 일부 PF형 부동산펀드들이 곤란을 겪었다”면서 “반면 사무용 빌딩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는 낮은 공실률과 주택건설 경기와 무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철저한 사업성 검토 없이 경쟁적으로 부동산펀드에 뛰어든 점도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다른 자사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부동산펀드 대부분은 연 8% 가까운 안정적인 수익을 지속적으로 내고 있지만 부동산펀드 전문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일부 운용사들이 다소 공격적으로 상품을 내놓으면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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