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외국인 투자 80%가 단기외채

머니투데이 강종구 기자 2007.03.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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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환율 하락 덕에 천문학적 평가익 올려

지난해 국내 유입된 외국인 투자액의 80%가 국내 금융기관이나 외국은행 지점 등이 차입한 단기외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 비중이 40%대로 크게 높아졌다.

또 외국인들은 지난해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음에도 불구하고 원화절상에 힘입어 무려 454억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평가익을 챙겼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말 국제투자 현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우리나라 대외채권은 3627억달러(시가기준)로 전년말에 비해 541억달러 증가했다. 반면 대외채무는 755억달러 늘어난 2634억달러로 대외채권에 비해 더욱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현재 순대외채권 규모는 1207억달러에서 993억6000만달러로 213억6000만달러 대폭 감소하며 1000억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순대외채권가 급감한 이유는 지난해 단기외채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단기외채는 2005년말 659억달러로 전체 외채중 35.1%를 차지했지만, 무려 477억2000만달러 급증한 1136억달러로 불어나 그 비중도 43.1%로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외국인의 직접투자와 증권투자까지 포함한 국내 투자유입액 601억2000만달러중, 단기외채의 증가분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80%에 달한다.

국내 은행이나 외국은행 국내지점이 수출기업의 선물환 매수와 환차익을 이용한 재정거래를 하기 위해 해외 금융기관에서 대규모 차입을에 나섰다. 국내은행은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기업 외화대출
에 활용했고, 외은지점은 주로 국내 국채,통안채,은행채 등을 대거 매수했다.


채권 채무 뿐 아니라 주식나 파생상품을 포함한 증권투자와 직접투자를 포함할 경우 우리나라의 순국제투자 잔액은 2127억달러에 달하는 마이너스를 기록, 전년보다 마이너스폭이 무려 332억달러 확대됐다. 외국인의 투자잔액이 시가기준으로 그만큼 더 많다는 뜻이다.

순국제투자 마이너스폭이 대거 확대된 주된 이유는 환율하락. 실제 외국인자금의 국내 유입액은 601억2000만달러였지만, 환율하락과 일부 주가상승 덕에 지난해 한해 올린 평가익이 무려 546억8000만달러에 이른다.



특히 주식의 경우 외국인이 지난해 84억2000만달러에 달하는 순매도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353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평가익을 남겼다. 종합주가지수가 전년말 대비 4.0% 상승하기도 했지만 환율이 8.2% 하락한 영향이 훨씬 컸다.

반면 우리나라의 해외투자로 인한 유출액은 해외펀드 투자와 외환보율액을 중심으로 60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실제 투자실행액은 외국인 투자 유입액에 비해 많았던 것. 그러나 평가익은 210억3000만달러로 상대적으로 크게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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