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잠망경]데이콤, 부활의 날갯짓

윤미경 기자 2006.07.31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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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경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성장엔진 한계 넘어설까

'성장이 멈췄다'며 아우성치고 있는 유선통신 시장에서 '나홀로' 성장하며 콧노래를 부르는 곳이 있다. 데이콤 (0원 %)이 그 주인공이다.

데이콤이 지난 27일 공개한 올 2분기 경영실적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성장가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콤은 올 상반기동안 매출 5949억원, 영업이익 1093억원, 당기순이익 841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0%, 순이익은 무려 164%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동안 거둔 순이익보다는 156% 늘었다.



데이콤은 불과 2년반만에 화려하게 재기했다. 지난 2003년 데이콤의 연간 경영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1조원대 매출액에 영업이익은 고작 453억원에 불과했고, 적자폭이 무려 2454억원에 이르렀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매출액 측면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지난해 매출액이 1조1335억원이었으니, 2년동안 매출액은 1000억원 가량 늘어난 셈이다. 시설투자폭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2003년의 시설투자비는 980억원, 2005년의 시설투자비는 932억원이었다.



그러나 이익은 확연히 달라졌다. 450억원대에 머물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400억원대로 3배 늘었고, 2454억원의 적자구조가 2년만에 640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그런데 올 상반기 순이익폭은 지난 한해 순익 646억원보다 많은 841억원이다. 물론 올초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합병에 따른 반사이익도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놀라운 실적이다.

경영실적이 좋아진만큼 데이콤의 주가도 2년만에 5배 가량 올랐다. 지난 2004년 8월 주당 3615원에 머물던 데이콤의 주가는 최근 1만8000원대를 오르내릴 정도로 '껑충' 뛰었다. 도대체 비결이 뭘까. 사업영역을 크게 확대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대대적으로 직원들을 감원시켰다는 소리를 듣지도 못했다.

바로 '내실경영'의 성과를 비결로 꼽을 수 있겠다. 지난 2년동안 데이콤은 외형위주의 성장세를 탈피하고 내실을 탄탄히 하는 구조로 바꾸는 작업에 열중했다. 거창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산발적이고 중복된 사업을 통폐합하고 불필요한 사업을 접는 방식으로 사업구조조정을 했던 것이다. 사업구조조정은 곧 바로 수익개선으로 이어졌고,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도 덩달아 좋아졌다.


서울 역삼동 건물을 매각한 돈으로 부채를 갚아 나갔다. 그 덕분에 셋방살이 신세지만 2003년 259%에 달하는 부채비율이 지난해 118%로 줄었고, 올 상반기에는 74%로 떨어졌다. '빚'이 거의 없으니 이자 부담도 덜었다.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늘고, 부채탕감으로 영업외비용까지 절감하니 '순이익' 실적이 눈부시게 성장할 수밖에 없다.

물론 데이콤이 계속 '어닝 서프라이즈'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성장의 핵심엔진이 부족하고, 주력사업의 타깃 시장도 '기업'이 중심축이어서 시장저변을 확대하기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제자리 걸음 매출에서 허리띠를 졸라매 돈버는 것 역시 한계가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데이콤은 지난 2년간의 실적향상이 앞으로 성장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이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고 했던가. 한때 취업희망 1순위로 꼽히던 데이콤이 기술과 시장의 변화를 제때 받아들이지 않아 끝없이 추락했던 '우'를 또 다시 반복하지 않는다면, 지난 2년의 고생은 향후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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