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이미지관리]남자와 여자

이종선 이미지디자인컨설팅 대표 2005.01.1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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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년에는 그 어느 해보다도 금성에 대해 연구해 볼 일이다. 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하여 우선시 하는'글로벌 스탠다드'에 있어서 어느 거창한 접근보다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로 비즈니스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여성 인력을 제대로 확보하고 육성하는 과제에 대해 많은 기업들이 주목한다. 세계적으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임원으로 승진하는 여성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재계에서는 "앞으로 5년만 있으면 여성들의 약진에 무서운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에 따라 기업문화도 적지 않게 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의 존 스미스(John Smith) 회장이 "여성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의 절대 명제이다" 라고 한 말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다.
 
남성과 여성은 뇌 구조부터 다르다고 하는데 그들이 함께 살아가야 하고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장점을 특화시켜 주지 못한다면 수적인 증가는 아무 의미도 없다. 내 대학 선배는 대기업에서 간부로 일하던 중 '죽느니 나가자'며 사표를 쓰고 나와 작은 회사를 차렸다.

그녀가 말하는 그녀를 죽이는 것은 야근도 아니고 외부고객도 아니었다. 툭 하면 쓰던 '내 원 참. 더러워서'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 때문이었다고 한다. 듣고보면 대단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매일 쌓이면 그야말로 지옥이겠다 싶었다.



남자가 아이 때문에 집에 가면 자상한 것이고 여자가 집에 가면 개인사에 얽매인다고 눈치 주는 그 수준정도이다. 남자가 늦게까지 붙들고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여성이 그러면 능력부족으로 끙끙 매는 것이 된단다.

상사와 단둘이 점심을 먹어도 남자는 중대한 업무 논의이고 여성은 수상한 사이로 당분간 불편해 진다니 아직도 그런 기업이 있나 싶었다. 그런데 기억할 부분은 그녀는 급여 액수나 야근 일수는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성들은 다르다. 그들은 표현력, 직관력, 유연성이 좋은 장점이 있는 반면, 명쾌하고 단순한 것들에 거부 반응이 있다. 그들의 대다수는 공감하고 친밀감을 느껴야 마음이 움직이고 마음이 움직여야 손과 발이 움직인다. 상처 받은 가슴을 안고는 그저 당분간 시늉만 할 뿐이다.

우리 회사에 전화를 걸면 단도직입적으로 업무 애기만 하는 담당자가 있다. 모두들 그를 싫어한다. 시간에 쫓기고 바쁘면서도 말이다. 한번도 그를 못본 직원은 그의 인상착의를 부정적으로 짐작하며 묻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그럴 경우 거의 맞다는 것이다.


여자들은 전혀 그 뜻이 아니었지만 감정의 상처를 잘 받고 때로는 피해의식도 강한 경우가 있다. 그래서 대화시 뇌 구조가 다른 남자들은 사전 학습이 필요하며 주의해야 한다. 눈이 많이 와서, 또는 지하철 지연으로 여성이 지각을 했다고 예를 들어보자.

여성은 상황을 설명하며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려 할 것이다. '오늘은 특별히 더 일찍 나왔는데...글쎄 그 역에서...'하고 말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남성 상사들은 이에 맞서 '지금이 몇시야?'또는 '나도 그 쪽인데 난 안늦었다'로 시작할지 모른다. 꼭 기억할 것은 그런 상황에서의 첫 마디는 반드시 '고생 했겠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들에게는 '사실'이나 '의견'보다 '감정의 접근'이 우선되고 그 다음이 '의견과 사실'이다. 그래야 후자들의 흡수가 좋다. 또 그들의 초점은 '일'이 아니라 '사람'이다. 그녀들의 수다가 많은 것도 그 초점이 사람이기 때문일 수 있다.

얼마 전 미국 각 주에서 인기 있는 남성 순위를 조사했는데 모든 주의 1위가 모두 똑같다는 것이 흥미롭다. 바로 '대화하는 남자'였다. 남자가 하루에 1만 단어를 말한다면 여성은 그 두 배가 넘는 이만 오천 단어를 말한다고 한다. 바로 그녀들에겐 말할 기회, 들어주는 상대 그리고 공감해 주는 것이 일에서도 개인 애정에서도 중요하다.
 
날로 여성 인력이 늘어나고 그들의 능력이 인정 받아가는 구조 속에서 이제 더 이상 카리스마를 가장한 마초 스타일의 남성상은 여성들에게 어필하지 못한다. 이것은 단순한 인기 관리가 아니다. 그녀들의 마음을 사지 못하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으로 시작해도 좋다.

직장인들은 권위적인 상사를 가장 싫어하며,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남성치고 부드러움과 따뜻함을 갖추지 않은 남성은 없다.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 동안 극단적인 남성중심 사회에서 배제되었던 여성적 요소는 이제 시대의 자연스런 대세가 되었다.

남성성으로 대변되는 강압적 폭력 대신 감성과 직관을 중요시하는 여성성이 어느 분야에서나 요구된다. 여성주의 리더십을 가진 리더들이 갈등을 해결하고 화해,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자라는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거나 여성에게 군림하려 들다가는 순식간에 혼자일 것이다. 100% 남성성만 가진 남성은 없고 여성도 마찬가지이다. 여성은 '아니무스'라는 남성성을 다소 발동시키고 남성은 내면에 '아니마'라는 여성성을 깨워 자신의 균형을 이루고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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