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 "노래하는 동안 대통령 11번 바뀌어…참 겁 없이 했다"

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2024.04.2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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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예아라/사진제공=예아라


'가황' 나훈아가 지난 가수 인생을 되돌아보며 인상 깊은 순간을 전했다.

27일 뉴스1에 따르면 나훈아는 이날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2024 나훈아 콘서트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인천 공연을 열었다.

이날 나훈아는 "내가 노래하는 동안 대통령이 11번 바뀌었다, 그런데 저는 아직도 하고 있다"며 "그동안 하면서 이런저런 일들이 참 많았다, 공연하고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 그중에서도 잊히지 않는 일을 생각해 봤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가 (1997년도) SBS와 소록도에 ('나훈아 그리고 소록도의 봄') 공연하러 갔는데 당시 따로 격리해서 환자들이 살고 있었던 마음 아픈 곳이었다"라며 "제가 공연을 하는데 가슴이 찡하고 마음 아프고 그렇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노래하는 중간에 환자들에게 신청곡을 받아서 무대를 하기로 했는데, 도저히 무대 위에서 못 부르겠더라"며 "그래서 내려가서 신청한 여인을 제가 끌어안고 노래를 부른 적이 있다"고 했다. 나훈아는 당시 공연 때 불렀던 '인생은 미완성'을 열창했다.



또한 나훈아는 일본 공연도 언급하며 "한창 그때 (일본에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하니까 속이 뒤집어져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했다"며 "그때 일본에서 공연 제안이 와서 하자고 했는데, 연습할 때는 '나나나' 이렇게만 부르고, 중계할 때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불렀었다"고 했다.

이어 "그러니까 당장 일본에선 날 때려죽인다고 하고 난리가 났는데, 그래서 내가 '죽여라, 죽어 보자' 그랬다"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참 겁 없이 했다, 성질이 가수를 하면 안 된다"며 웃었다.

앞서 지난 2월 나훈아는 콘서트 소식과 함께 편지를 전하며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한다"며 "세월의 숫자만큼이나 가슴에 쌓인 많은 이야기를 다 할 수 없기에 '고마웠습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말에 저의 진심과 사랑 그리고 감사함을 모두 담았다"라며 가수 데뷔 56년 만의 은퇴를 시사했다.


이와 함께 나훈아 측은 2024 나훈아 콘서트 '고마웠습니다' 상반기 공연 일정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나훈아는 이번 27일 인천 공연을 시작으로, 5월 11일 청주, 18일 울산, 6월 1일 창원, 15일 천안, 22일 원주, 7월 6일 전주에서 전국투어 콘서트를 진행한다.

나훈아는 지난 1968년 '내 사랑'으로 데뷔한 뒤 '사랑', '울긴 왜 울어', '잡초', '무시로', '고향역', '어매', '땡벌' 등의 곡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2020년에는 '테스형'을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한 그는 현역 가수로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왔다.

나훈아는 1970년대 한국 가요계에 한 획을 그으며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그는 가창력은 물론이고 남다른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훈아는 현재까지 800곡 이상을 만들었으며 히트곡만 100곡이 넘어 '가황'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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