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지배종'에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인물은 생명공학기업 BF의 대표 윤자유다. 윤자유역을 맡은 한효주는 자신만의 연기를 바탕으로 작품을 지배하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BF가 자신들만의 기술로 배양육 시장을 지배한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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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아우라로 작품의 시작을 알린 한효주는 대기업 대표하면 떠오르는 냉혈한의 이미지를 보여주며 극을 잠식해 나간다. BF그룹 앞에서는 매일 같이 시위가 벌어지고 바다 건너 해외에서도 자신을 향한 살해 협박이 끊이지 않지만, 윤자유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랜섬웨어로 연구소를 감염시킨 해킹범이 800억 원의 암호화폐를 요구할 때도 '차라리 길에 뿌리는 게 낫다'는 반응을 보인다. 문자 그대로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다. 인간관계에도 담을 쌓아 20년 지기 온산(이무생)을 제외하면 속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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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함께한 아조란에서 겪은 테러 사건은 윤자유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다. 한효주는 트라우마에서 비롯한 두려움까지 고스란히 그려낸다. 우채운은 과거의 그 순간을 건드리는 인물이다. 마침 필요한 상황에서 계획한 것처럼 등장한 우채운이 윤자유에게 가까이 다가갈수록 한효주가 그려내는 떨림의 진폭은 점점 커져긴다. 차갑게만 보였던 윤자유라는 인물은 한효주의 연기를 만나 입체성을 가진 인물로 훌륭하게 구성된다. 한효주라는 배우의 매력은 캐릭터가 가진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 때 돋보인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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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작점에는 인간 광우병으로 갑작스레 사망한 윤지유의 쌍둥이 동생의 사연이 녹아들어 있다. 끝까지 동생을 지켜내지 못한 개인적인 슬픔과 자신이 가진 기술로 인류를 해방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인물을 연기한 한효주는 다채로운 감정을 오가는 캐릭터를 베테랑 연기자답게 완벽하며 표현하며 '지배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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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 이후 한효주가 선택한 차기작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독전2'였다. 주로 선역을 연기했던 한효주는 지독한 악역으로 강렬한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그러나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인 시청자들이 많았다. '독전2' 자체도 완성도나 흥행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절치부심한 한효주는 자신과 궁합이 맞았던 디즈니+로 다시 돌아왔다. 적극적으로 작품을 지배해나가고 있는 한효주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까지는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