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금은방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상하이 금 선물 거래 급증, "중국이 금 값 좌지우지"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뉴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선물 거래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금 매수 포지션은 금 295t에 해당하는 29만5233계약이다. 이는 중동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기 전인 지난해 9월 말 이후 거의 50% 증가한 수치다.
중동 위기 등으로 연일 국제 금값이 치솟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금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시내 한 금거래소에 전시된 귀금속 모습/사진=뉴스1
금이 인플레이션 및 통화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방어수단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 같은 규모의 금 랠리는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게다가 글로벌 금 소비 2위인 인도는 금 랠리에 합류하지 않았고 서구펀드들도 금에 무심했다. 유럽과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는 오히려 금을 내다 팔았다.
실물 금괴라도 사자… 개인·기관 너나 없이 금 투자결국 금값을 비상식적으로 끌어올린 건 중국의 구매력이다. 부동산 가격 추락 및 증시 침체로 갈 곳을 잃은 중국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금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렸고 3·4월 금 선물계약 급증으로 이어지면서 금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국제 금값이 사상 최초로 온스(30g)당 2400달러(약 332만원)를 돌파하는 가운데 지난 14일 서울시내 한 금은방에 돌반지가 전시돼 있다. 연일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국내 돌반지 한 돈(3.75g) 가격이 45만원을 넘어섰다. /사진=뉴스1
금은 중국에서 저축 도구로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세계 최대 금 소비국도 중국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지면서 위안화 통화가치가 하락하자 중국인민은행 등 기관은 물론이고 개인들까지 실물 금괴를 사들이며 금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상하이선물거래소의 금 선물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달 들어 1일 평균 거래량이 이전 12개월 평균치 대비 3배나 증가했다. 이번주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기 전인 지난 15일 기준 약 1200톤으로 정점을 찍었는데, 이는 2019년 이후 최고치다.
반면 미결제 계약수는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매수자들 대부분이 장기 포지션을 취하지 않고 데이트레이딩(단타)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단기 투기 수요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