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샷 하나에 목숨 건 철부지 4000명... 하와이의 '결단'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4.04.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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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오아후섬에 있는 '천국의 계단' /사진=게티이미지, CNN하와이 오아후섬에 있는 '천국의 계단' /사진=게티이미지, CNN


'천국의 계단'이라고 불려온 하와이 오아후(Oahau)섬의 랜드마크인 '하이쿠 계단(Haiku Stairs)'이 결국 사라진다. 극성스러운 관광객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하와이 호놀룰루시 정부는 이날 오아후섬에 위치한 '하이쿠 계단'을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철거한다고 발표했다.



시의회는 이미 2021년 계단을 철거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한 바 있다. 계단을 완전히 철거하는 데에는 6개월이 소요되고, 비용은 250만 달러가 들 전망이다.

이 계단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 해군이 군사적 목적으로 지었다. 오아후 동부 코올라우(Ko'olau) 산 능선을 따라 3922개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하와이 절경이 펼쳐진다.



하와이주 정부는 안전상의 이유로 1987년부터 이 계단을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출입 시 1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했다. 2012년 한 남성이 이 계단을 오르다 사망한 적도 있다. 그러나 계단을 몰래 찾는 이들은 지속됐다.

하와이 오아후 섬에 위치한 천국의 계단 사진/출처=CNN 트래블하와이 오아후 섬에 위치한 천국의 계단 사진/출처=CNN 트래블
사망사고, 과태료 부과 조치에도 관광객들은 아름다운 풍경과 인생샷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계단을 끊임없이 올랐다. 하와이주 정부 추산 매년 4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래 오른다. '천국의 계단'이라는 별명이 붙은 까닭이다.

하와이 거주민 단체가 공식 입장료를 받고 일일 입장 제한을 두자고 제안했지만, 주 정부는 지난 2021년 하이쿠 계단을 아예 철거하기로 의결했다.


환경 보호와 소음으로 인한 현지인 피해를 막고, 미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몰래 방문한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소음을 일으킨 탓에 근처 주민들이 고초를 겪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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