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교정술 했는데 "더 안 보여"…나도 몰랐던 이 질환 때문이었다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4.04.1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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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김부기 온누리스마일안과 원장이 시력 교정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온누리스마일안과김부기 온누리스마일안과 원장이 시력 교정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온누리스마일안과


라식·라섹에 이어 레이저로 각막을 깎아 굴절을 바로잡는 스마일라식·스마일프로 등이 도입되며 시력 교정술이 대중화됐다. 안전성과 시력 개선 모두 높은 수준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수술 전 검사에 정상이어도 간혹 선천적으로 숨어 있던 각막질환이 수술 후에 발현하는 사례가 있다. 각막상피바닥막 이영양증(Epithelial Basement Membrane Dystrophy, 이하 EBMD)이 그중 하나인데, 시력 회복과 각막 건강을 위해 수술 후 정기검진과 의료진의 적극적인 대처가 중요하다.

'시력 교정 후 각막이영양증' 약물요법으로 시력 회복해
EBMD은 선천적으로 각막 상피와 실질 층의 결합이 약해 발생한다. 시력 교정, 백내장, 사시수술 등 종류를 불문하고 눈 수술 후 예기치 않게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유병률은 5~18%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초기 시야가 흐려지거나, 빛에 민감해지고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다 방치할 경우 각막에 미세한 흉터가 생기며 시력이 점점 흐려진다. 각막에 미세한 점이나 지도, 주름과 비슷한 형태로 드러날 수 있다.



김부기 온누리스마일안과 원장은 "EBMD은 숨어 있다가 수술 후 드러나는 만큼 미리 알거나 예방할 수 없다"며 "수술 과정에서 의심 소견이 감지되는 경우 수술을 가급적 신속하게 진행하는 집도의의 대응이 중요하고, 수술 후에 증세가 발현되면 전문의의 경험과 판단으로 보조 렌즈 착용, 안약 사용 최적화 등을 통해 대처를 잘하면 시력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시력 교정 수술 후 예기하지 않게 발생한 EBMD에 비수술 약물적 처치로 시력 회복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확인되기도 했다. 김부기 원장과 정영택 전주 온누리안과병원 병원장은 레이저 시력 교정 수술 후 숨은 각막질환이 발현한 환자(26안)를 비수술적 약물치료를 통해 시력 회복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임상 결과는 최근 안과 분야 SCI급 국제학술지인 '백내장 및 굴절 수술 학회지'(Journal of Cataract & Refractive Surgery)에 게재됐다.



치료 대상자는 모두 수술 전 눈 통증과 외상이 없어 계획된 검사와 절차에 따라 양쪽 눈에 스마일 수술을 받았다. 수술 중 각막 상피 이상이 54%에서 관찰됐고, 수술 후 85%의 환자에서 1주일 이내에 상피 결손이나 혼탁 등 각막 이상소견이 나타났다. 수술 전 정밀 검사에서 정상 각막이었지만, 수술 이후 EBMD이 발생한 것이다.

의료진은 이를 치료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맞춤형 약물치료를 시행했다. 그 결과, 치료 1개월째 시력이 1.0 이상으로 유의하게 증가하고 3개월의 추적 관찰하는 동안 양호한 상태로 유지됐다. 환자의 81%는 나안시력이 1.0 이상이었다. 수술 3개월이 지나간 시점에 일부는 상피 혼탁이나 각막 흉터 등이 관찰됐지만 10명 중 8명 이상(85%)은 각막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

정영택 병원장은 "라식이나 라섹과 달리 스마일라식·스마일 프로는 선천적 각막 질환 증세가 나타나도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고 대응이 용이하다"며 "시력 교정 수술은 응급 상황 대처 능력이 확보된 병원과 의료진으로부터 받는 것이 좋다. 수술 후 1일, 1주일, 1개월, 3개월, 6개월은 필수적으로 정기검진을 받고 1~2년에 한 번은 자신의 시력 변화와 각막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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