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저가 공습에 뷰티업계, 모니터링 풀가동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2024.04.0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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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라네즈의 립 슬리핑 마스크 모조 제품. 설명에 '한국 입술 수면 마스크'라고 적혀있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갈무리1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라네즈의 립 슬리핑 마스크 모조 제품. 설명에 '한국 입술 수면 마스크'라고 적혀있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갈무리


중국발 이커머스의 공습으로 뷰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K-뷰티가 동남아, 미국 등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가운데 해외 이커머스를 통해 유사품 등이 유통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국내 뷰티 업계가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정보 보안에 각별히 신경쓰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8일 뷰티업계에 다르면 최근 중국 이커머스의 유통 규모가 확대되면서 각 브랜드사마다 가품 및 유사품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혹시라도 가품이나 불법 유통 물량이 발견될 경우 조기에 발견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화장품 브랜드 에이프릴스킨과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 등을 전개하는 에이피알 (284,000원 ▲14,000 +5.19%)은 국내외 이커머스 모니터링을 가동중이다. 먼저 각 플랫폼에 노출되는 정보를 수시로 수집해 지식재산권 침해, 가품, 유사품 등 추가적인 선별 작업을 거친다. 이후 법무팀 확인을 거쳐 온라인 신고, 공안 고발, 민·형사 소송 등을 진행중이다. 혹시라도 가품 등으로 인해 소비자가 피해를 입게 되면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다른 국내 색조 브랜드 역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가품이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부터다. 특히 제품 개발 단계에서 정보가 유출되면 중국에서 바로 가품이 생겨나고 출시 직후에도 모방 제품이 계속 발생한다는 점에서 정보 유출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실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내에서 국내 유명 화장품 브랜드를 모방한 상품 다수를 발견할 수 있다. 알리 내에는 국내 색조 화장품 브랜드의 섀도우 팔레트 제품과 색상 구성과 문양까지 그대로 모방한 중국산 제품이 인기 상품으로 등록돼 있다. 국내에선 정가 2만7200원에 판매되지만 알리 내에서는 1000원에 판매된다. 이밖에 국내산 제품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어려운 제품들도 해외 오픈 마켓이라는 허점을 이용해 판매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알리, 테무 등에 입점하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모조품, 불법 유통 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브랜드사의 몫이라는 점이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피해 사실을 확인했더라도 해외 기반 커머스 업체는 국내보다 실효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이 어려워서다. 디자인권 침해, 상표권 침해, 기술 탈취 등의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해외 기반의 커머스를 통해 들어오는 업체를 특정하기 어렵다. 설사 조사 끝에 디자인권을 침해한 업체를 밝혀낸다 하더라도 시간과 비용도 많이 소요돼 모든 유사품에 대한 실효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한편 알리는 최근 한국 셀러 상품이 대거 입점한 K-베뉴를 중심으로 뷰티 제품 셀러들의 광고, 마케팅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국 화장품을 활용해 가품, 품질 논란을 지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화장품 카테고리 내에선 동국제약의 화장품 라인인 센텔리안24가 임점했고 이밖에 '아임미미' 등의 색조 브랜드가 입점했다.


한 화장품 브랜드 관계자는 "모조품 등의 유통을 원천적으로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대한 제품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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