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억불 순매수 폭발…엔비디아는 11주만에 순매도[서학픽]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4.04.0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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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테슬라 주가 170달러가 깨지자 저가 매수가 몰리며 서학개미들의 주간 순매수 규모가 1억달러를 넘어섰다.

테슬라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기대감이 여전한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8월8일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주행이 가능한 로보택시를 공개하겠다고 공언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에 대해선 11주만에 소폭 순매도로 전환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 3월25일 950달러 위에서 마감한 뒤 차익 매물로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서학개미들 사이에서도 차익 실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는 반도체주 3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하고는 순매도가 두드러진 종목이 거의 없어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에서 14주째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서학개미 순매수·S&P500지수 추이/그래픽=윤선정서학개미 순매수·S&P500지수 추이/그래픽=윤선정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3월27일부터 4월2일까지(결제일 기준 4월1~5일) 미국 증시에서 3억5970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2포인트 남짓 오르는데 그쳤고 나스닥지수는 0.5% 하락했다. 이후 4월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S&P500지수는 1포인트가량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는 8포인트 남짓 상승했다.

지수가 보합권에서 지지부진한 가운데 서학개미들은 지난 3월27일부터 4월2일 사이에 테슬라를 1억1151만달러 대거 순매수했다. 14주 연속 순매수 행진이다.

서학개미들은 지난해 12월27일 테슬라 주가가 마지막으로 250달러 위에서 마감한 이후부터 160달러대로 떨어지기까지 14주 동안 테슬라에 대해 저가 매수, 혹은 물타기를 계속해온 셈이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3월13일에 170달러가 깨졌다가 3월18일에 회복했고 4월2일 다시 170달러가 무너졌다가 4일 회복했다. 그러다 지난 5일 테슬라가 로보택시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저가 전기차 개발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로이터 보도로 주가는 다시 170달러를 깨고 내려가 164.90달러로 마감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에 대해 "거짓 보도"라고 반박한 뒤 오는 8월8일에 로보택시를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171달러로 반등하며 170달러를 회복했다.

테슬라는 오는 8월8일 로보택시를 공개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좀더 상세한 내용은 오는 23일 장 마감 후 테슬라 실적 발표 때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가의 바닥이 160달러선이라고 확신하는지 위험한 레버리지 ETF도 과감하게 순매수했다.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티렉스 2배 롱 테슬라 데일리 타겟 ETF(TSLT)는 1344만달러,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1.5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배 ETF(TSLL)는 1032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3월27일~4월2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윤선정3월27일~4월2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윤선정
서학개미들이 지난 3월27일부터 4월2일 사이에 두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비트코인 선물지수의 하루 상승률을 2배 추종하는 2배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X)였다. 서학개미들은 BITX를 3205만달러 순매수해 5주째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또 다른 비트코인 상승 베팅으로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코인베이스 데일리 ETF(CONL)도 1626만달러 순매수했다. CONL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한다.

코인베이스 주가가 지난 3월25일 279.71달러로 마감한 뒤 조정을 받으며 250달러가 깨지자 반등을 기대하며 레버리지 ETF로 자금이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BITX와 함께 비트코인 상승을 기대하며 사들였던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478만달러 순매도했다. 5주만의 순매도 전환이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현물 비트코인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함께 비트코인 보유량에서 세계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회사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주가는 지난 3월27일 1919.16달러로 사상최고치에서 마감했으나 이후 하락 반전해 지난 5일 1439.0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3위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로 2965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직전주 4549만달러에 비해서는 순매수 규모가 줄었지만 AI(인공지능) 수혜주로 서학개미들의 관심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가는 올들어 오름세를 계속하고 있으나 최근 420달러선에서 다소 주춤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학개미들이 최근 반도체주 중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하고 있는 종목은 TSMC다. TSMC는 직전주에 3781만달러 순매수에 이어 2263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특정한 종목에 투자하기보다 미국 강세장을 믿고 전반적인 증시에 베팅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배당주에 투자하는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가 2247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각각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뱅가드 S&P500 ETF(VOO)와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도 1561만달러와 1530만달러 순매수됐다.

국채수익률이 갑자기 큰 폭으로 뛰어오르자 장기 국채수익률 하락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배 ETF(TMF)가 1608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TMF는 미국의 만기 20년 이상 장기 국채들로 구성된 벤지마크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장기 국채 가격이 올라 국채수익률이 떨어질 때 3배 수익을 얻는 구조다.

3월27일~4월2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윤선정3월27일~4월2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윤선정
반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로 6792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SOXL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ICE 반도체지수를 그대로 따르는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 ETF(SOXX)는 지난 3월17일 216.76에서 바닥을 찍고 반등했지만 230을 뚫지 못하고 정체돼 있다. 서학개미들은 SOXX가 최근 상승세를 멈추고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자 SOXL을 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서학개미들은 알파벳 클래스A를 1762만달러 순매도했다. 알파벳 주가는 지난 3월6일 131.40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상승세를 타며 지난 4월1일에는 155.49달러로 사상최고치로 마감했다. 이런 가운데 서학개미들은 차익 실현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를 11주만에 순매도한 것도 눈에 띈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에 대해 589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엔비디아 주가의 하루 수익률을 2배 따르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는 1170만달러 순매수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950달러를 넘어선 뒤 차익 매물을 만나 900달러 밑으로 다시 내려온 가운데 서학개미들 사이에서도 차익 실현 매물이 추격 매수 물량을 앞지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엔비디아 주가가 900달러 밑으로 내려오자 조만간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2배 레버리지 ETF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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