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포성에 국제유가 발작…국내 정유주도 불 붙었다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2024.04.05 11:30
글자크기

[오늘의 포인트]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서울시내 한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국제유가가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 국내 정유주도 동반 급등 중이다. 중동발 지정학적 우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이란의 군사적 충돌 확대 가능성과 OPEC플러스(OPEC+)의 자발적 감산 조치 등에 따라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5일 오전 11시 15분 코스피 시장에서 국내 대표 정유주 S-Oil (72,700원 ▼500 -0.68%)은 전날보다 3300원(4.14%) 오른 8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GS (44,900원 ▲150 +0.34%)(6.26%), 중앙에너비스 (20,850원 ▼350 -1.65%)(28.71%), 흥구석유 (12,990원 ▼360 -2.70%)(12.92%), 극동유화 (3,910원 ▲5 +0.13%)(3.23%)도 나란히 강세를 나타낸다.



이날 정유주의 주가가 동반 강세를 띠는 건 국제유가의 급등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6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날 종가 대비 1.5% 오른 배럴당 90.65달러에 마감했다. 90달러를 상회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이스라엘과 이란을 중심으로 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이다. 최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이 폭격받아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급 3명이 사망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폭격은 이스라엘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호세인 아미랍돌라얀 이란 외무장관은 "이번 공격은 모두 이스라엘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국제적 약속과 협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파이살 메크다 시리아 외무장관도 해당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을 지적하며 중동 전 지역에 전운이 확산하고 있다.

김광래 삼성선물 수석연구원은 "유가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가능성 영향을 받았다"며 "이란이 주요 원유 생산국인 점과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점이 공급 차질을 더욱 부각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지정학적 리스크를 제외하더라도 유가를 상승시킬 요인이 유효하다. 주요 공급자인 중동 산유국들의 냉방 시즌이 시작됐다. 매년 4월부터 9월까지 높아지는 기온 탓에 발전(냉방)용 석유 수요가 급증한다. 중동 지역 전력원의 40% 이상이 석유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국 내 전력 수급 안정을 목적으로 원유 수출을 통제하게 되는데 지금이 바로 시작점"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OPEC+의 자발적 감산 조치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신규 프로젝트 철회 등이 수급에 대한 우려를 가중하고 있다"고 했다.

증권가는 정유 업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드러낸다. 다수의 증권사가 국내 정유기업들이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재고 손익 개선이 예상되고, 제한적인 공급으로 정제마진이 상승할 것이라는 평가다.

해외와 비교해 국내 정유주의 주가 상승 폭은 다소 더디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은 "한국 정유주는 높은 정제마진을 누리고 있음에도 주가 상승률이 미국 업체 대비 낮다"며 "주주환원 정책 확대 여력이 없고, 재무구조 개선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