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5900원→26.5만원 '쑥쑥'…크래프톤, 공모가 회복할까? [밸류업 대해부]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4.04.0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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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대해부](25)'배틀그라운드'의 크래프톤

편집자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계기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오히려 프리미엄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릅니다. 짠물배당,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지배구조 재편, 밸류트랩 같은 주가 역선택 등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 기업들의 본질가치가 재조명되고 주가수준도 한단계 레벨업 될 것입니다.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을 밸류업 종목들의 현황과 디스카운트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보겠습니다.

배틀그라운드/사진=머니투데이DB배틀그라운드/사진=머니투데이DB


게임업계의 지난해 실적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라는 확실한 '캐시카우'를 가진 크래프톤 (239,500원 ▼500 -0.21%)은 견조한 성적을 보이며 순항 중이다. 주주가치 제고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M&A(인수합병)로 우수한 IP(지식재산권) 확보 나서는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2000억원에 가까운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고 주가 부양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2021년 상장 당시 공모가(49만8000원)의 절반에 불과한 현재 주가를 보는 주주들은 속이 터진다. 배당없이 자사주 소각으로 일관하고 있는 주주정책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적잖다. 공모가 회복까지 크래프톤이 가야할 길은 멀다.



지난해 1.9조 매출 역대 최고치…'배그'바탕 PC매출 '탄탄'
크래프톤 주가 추이/그래픽=김다나크래프톤 주가 추이/그래픽=김다나
크래프톤은 지난해 1조9106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3.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2% 증가한 7680억원이었고, 당기순이익은 18.8% 늘어난 5941억원이었다.

PC게임 부문의 실적이 매출순항을 견인했는데 전년대비 성장률이 25.6%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특별한 신작도 나오지 않았던 터라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여전히 든든한 '캐시카우'인 배그의 역할이 PC게임 영역 매출 성장의 원동력이다. 지난해 4분기 신규 맵 론칭 효과로 MAU(월간활성사용자)가 크게 증가했고, 성장형 무기 스킨 출시 등이 맞물리면서 매출 증대 효과로 이어졌다.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4분기를 능가하는 MAU가 기록됐고, 1월 설 이벤트까지 효과를 보면서 PC 매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5300억~5600억원, 영업이익은 2400억원 수준으로 컨센서스(시장전망 평균)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실적이다.

'다크앤다커' 모바일 등 신작 출시 이어져…라인업 구성 기대
특히 올해는 기대를 모으는 신작들이 시장에 공개된다. 배그와 함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수 있는 라인업 구성이 가능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인디게임으로 출시돼 글로벌 게임 유저들에게 관심을 받았던 '다크앤다커' 모바일 버전이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라이프 시뮬레이션 '인조이(inZOI)', 익스트랙션 슈터 '블랙버짓'도 하반기 시장 도전에 나선다.

아울러 크래프톤은 올해부터 M&A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주주가치 제고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라고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밝힌 바 있다. 지난해부터 10여명 규모로 구성된 팀이 전세계 350여개 게임사와 미팅을 가질 정도로 적극적이라는 설명이다.

1992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도 최근 공개했다. 26일 공시를 통해 83만주를 장내 취득 후 소각하는 내용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에도 167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했다. 이 같은 주주환원 정책을 지난해부터 3년간 진행하겠다고도 공표했었다.

올해 들어 주가 우상향 이지만 공모가 대비 '반'…성장세는 이어질 듯
지난해 10월 14만59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던 주가는 최근 25만원을 상회하며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 지난달 27일에는 52주 신고가인 26만5000원을 찍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실영역에 있는 주주들은 큰 불만이다. 현재 주가는 2021년 8월 공모가의 절반수준이고 역대 최고가격(2021년 11월 58만원)과 비교하면 낙폭이 더 크다.

지난달 진행된 정기주총에서도 주주들은 주가 회복과 배당정책 실종 등을 지적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2~3년 내 공모가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중압감이 크다"며 "올해 많은 모멘텀들이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배동근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배당과 관련 "실증적인 데이터를 놓고 봤을 때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이 가장 장기적으로 좋은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공모가 회복이 당분간 어려울 수는 있어도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나올 신작들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대분 목표주가를 28만원에서 32만원까지 상향 중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주가 향방은 신작에 달려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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