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과 협업 상징 '서린상사' 이사회 장악 노린다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4.03.2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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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진 영풍 고문(좌측)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장형진 영풍 고문(좌측)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고려아연이 영풍과 협업의 상징이었던 '서린상사'의 이사회 장악을 노리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측은 최근 서린상사 이사회에 주주총회 소집 청구를 요청했다. 고려아연 측은 서린상사 지분 66%를 보유한 최대주주 격이다. 하지만 실제 경영은 지분 33%의 영풍 측이 맡고 있다.

서린상사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비철제품 수출 등을 담당해왔다. 수십년간 제품 판매를 공동으로 수행하면서 시너지를 내와 두 기업 간 협업의 상징으로 간주돼왔다.



고려아연은 주총 소집을 청구하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사촌인 최민석 스틸싸이클 사장 등 자신들 측 인사 4명을 사내이사 명단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이사회 구성이 고려아연 측 4명, 영풍 측 3명이었던 것에서 '8대3' 구도로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영풍 입장에선 '유통'을 담당하는 핵심인 서린상사에 대한 경영권이 사실상 박탈될 수도 있다.

최근 경영권 분쟁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영풍그룹은 공동 창업주 고(故) 장병희, 최기호 회장이 1949년 설립한 영풍기업사가 모태다. 2세 경영으로 넘어가면서 영풍 계열은 장 씨 일가가, 고려아연은 최 씨 일가가 경영해왔다.



3세 경영으로 넘어오며 갈등이 시작됐다. 2022년 최윤범 회장 체제가 시작된 이후 고려아연은 한화와 현대차로부터 연달아 투자를 받았다.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영풍 측 지분은 줄었다. 계열 분리 가능성까지 나오며 갈등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고려아연과 영풍이 그동안의 동반자에서 경쟁자로 각자의 길을 가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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