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플렉스' 아니면 '가성비', 소비 양극화 뚜렷해진 '이곳'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2024.03.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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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주요 품목 가격 현황/그래픽=조수아편의점 주요 품목 가격 현황/그래픽=조수아


간단한 생필품을 구매하던 편의점에서 최근엔 30만원이 넘는 고가 샴페인도 판매한다. 880원짜리 컵라면부터 고가의 상품까지 모두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요즘의 편의점이다. 고물가로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편의점업계는 '플렉스'와 '가성비' 소비 수요를 모두 잡기 위한 판매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각사는 주류부터, 도시락, 디저트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맞춤 초저가 PB부터 프리미엄 상품 구색을 강화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자 소비 패턴이 극과 극으로 양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극화 소비가 가장 두드러지는 카테고리가 주류다. GS25는 최근 페트병 소주 '선양소주 PET'(640mL)를 출시했다. 페트 소주 중 최저가인 2000원대로 구매할 수 있다. 기획 초기부터 물가 안정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만큼 가성비가 특징이다.

그에 반해 위스키는 5만원을 초과하는 위스키가 가장 큰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GS25의 위스키 매출 신장률을 살펴보면 △3만원 이하 약 45% △3~5만원대 약 30% △5만원 초과 약 100% 이상 등으로 저가 보단 고가 위스키에 대한 인기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 기준 GS25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 위스키는 맥캘란 31년산으로 가격은 990만원에 달한다. BGF리테일의 CU에서도 지난 한 해에만 270만원짜리 글렌피딕(29년)부터 100만원이 넘는 그랑 요자쿠라 등 프리미엄 위스키가 30병 가까이 판매됐다.

이에 편의점 업계는 주류 품목 내에서 가성비 라인부터 프리미엄 라인까지 다양한 상품을 발굴 중이다. 또 편의점 주류 구매 편의를 높이기 위해 스마트 오더 플랫폼을 개발, 주류 픽업 서비스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디저트, 빙과류에서도 가성비와 스몰 럭셔리 소비 현상이 함께 두드러지고 있다. 1000원대의 편의점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개당 3000원대의 생초콜릿을 사 먹는 식이다.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세븐셀렉트 밀크바닐라콘'은 개당 3000원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시 1개월 만에 전체 아이스크림 중 판매 1위를 차지했다. 후와토로리치생초콜릿 또한 개당 가격이 3900원으로 가격대가 비교적 높게 설정돼 있지만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끼 식사용 라면, 도시락 등에서는 가성비 상품이 인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CU는 지난달 한 개에 880원짜리 컵라면을, 지난해에는 1봉에 480원짜리 CU 초저가 PB라면 아이템 획득을 선보였다. 라면 아이템 획득의 경우 지난해 한 해 동안 440만개가 팔리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전문가들은 편의점 내에 두드러지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고물가 기조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편의점이 주 생활 거점이 된 젊은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는 가성비를 추구하면서도 좋아하는 제품이나 음식을 구매할 때는 가격 대비 만족도를 챙기는 스몰럭셔리 현상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면서 "경기 침체에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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