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안 늦었다?"…계속되는 엔비디아 추격 매수[서학픽]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4.03.0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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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가 인공지능(AI) 수혜주를 중심으로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은 9주째 순매수를 지속했다.

주간 순매수 규모는 직전주에 이어 2주째 2억달러를 넘어섰고 이 중 절반 가량이 AI 대장주인 엔비디아에 집중됐다. 하지만 직전주까지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던 AI 서버 제조업체인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와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Arm은 순매수 상위 10위권에서 탈락했다.

대신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키우고 있는 인텔과 최근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인 H200에 들어갈 HBM 반도체 양산을 발표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테슬라는 주가가 180달러 초반에서 200달러 부근까지 오르자 순매수 규모가 1600만달러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AI 수혜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반도체주가 급등하자 반도체주 3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는 차익 매물이 쏟아지며 1억8000만달러에 육박하는 순매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 순매수 동향과 S&P500지수추이/그래픽=조수아서학개미 순매수 동향과 S&P500지수추이/그래픽=조수아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2월21~27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2억4309만달러를 순매수했다.(결제일 기준 2월26일~3월1일)

이 기간 중에 S&P500지수는 2.1%, 나스닥지수는 2.6% 올랐다. 이후 2월28일부터 3월1일까지 3일간 S&P500지수는 1.2%, 나스닥지수는 1.5% 추가 상승했다.

지난 2월21~27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엔비디아였다. 엔비디아 순매수 규모는 1억1492만달러로 이 기간 중 미국 증시 전체 순매수 규모인 2억4309만달러의 절반에 육박했다.


엔비디아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매수 우위 행진은 6주째다. 이 6주일 동안 엔비디아 주가는 36.9% 급등했다. 뒤늦은 추격 매수인지 알았는데 엔비디아는 지난 2월21일 또 한 번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과시하며 주가 상승에 다시 한 번 불을 질렀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1일 822.79달러로 마감하며 처음으로 종가 기준 800달러를 넘어섰으며 시가총액도 2조달러를 돌파했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그래닛셰어즈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도 1882만달러 순매수했다. NVDL은 올들어 137.5% 급등했다. 엔비디아가 올들어 66.2% 상승한 결과다.

서학개미들이 두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지난 2월22일 민간기업 최초로 무인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킨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다. 서학개미들은 인튜이티브 머신스를 5208만달러 순매수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달 착륙을 시도한다는 소식에 올들어 지난 2월20일까지 주가가 330%가량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22일 달 착륙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잠깐 반등했지만 우주선이 달 표면에 측면으로 누워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식에 다시 주가는 하락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 주가는 지난 2월20일 10.99달러에서 3월1일 5.85달러로 46.8% 떨어져 거의 반토막이 났다.

"지금도 안 늦었다?"…계속되는 엔비디아 추격 매수[서학픽]
서학개미들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에서 보폭을 빠르게 넓히고 있는 인텔을 세번째로 많은 3962만달러 순매수했다. 인텔은 실적 실망감에 지난 1월26일 주가가 11.9% 급락한 뒤 횡보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2월26일 엔비디아의 H200에 들어갈 HBM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는 소식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1881만달러 순매수했다.

일부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주가 AI 수혜로 너무 올라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는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를 2722만달러 순매수했다.

이외에 AI 수혜주가 과도하게 올라 부담이 돼서인지 배당주에 투자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서학개미들은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를 2356만달러, 부동산 리츠(REITs)로 월배당 상품인 리얼티 인컴 코프를 1777만달러 순매수했다.

전기차회사인 리비안 오토모티브는 지난 2월21일 장 마감 후 시장 컨센서스에 크게 미달하는 올해 전기차 생산량 가이던스를 제시해 주가가 22일 25.6%, 23일 12.1% 폭락했다. 그러자 서학개미들이 저가매수에 들어가 2312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테슬라는 주가가 200달러에 근접해가면서 순매수 규모가 1645만달러로 줄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2월5일 181.06달러까지 떨어졌다가 200달러 부근으로 올라왔다.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조수아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조수아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주 상승에 따라 급등한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를 대규모 차익 실현하며 1억7881만달러 순매도했다. SOXL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도 6424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역시 나스닥100지수 급등에 따라 TQQQ 주가가 많이 오르자 대대적인 차익 실현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2405만달러 순매도됐다. 지난 16주 가운데 15주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애플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외면은 계속됐다.

AMD는 엔비디아와 경쟁하는 AI 칩 출시로 주가가 급등하자 차익 매물이 출회되며 1668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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