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탁구대표팀 신유빈(맨 오른쪽)이 2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미디어센터에서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이 한국에서 열린 첫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정을 마쳤다. 한 뼘 성장한 만큼 두 번째 맞이하는 올림픽에서의 활약도 기대할 만하다.
여자 탁구대표팀은 2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미디어센터 제1기자회견실에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회견에는 신유빈을 비롯해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 이시온(28·삼성생명), 윤효빈(26·미래에셋증권), 이은혜(29·대한항공) 등 대표팀 선수 전원이 참석했다.
신유빈을 실제로 본 사람들은 '생각보다 키가 크다'며 놀라곤 한다. 그만큼 신유빈은 꾸준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그는 "키는 지금도 계속 크고 있는 것 같고, 전 키 크는 건 좋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신유빈.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이어 21일 오후 5시에 열린 세계랭킹 14위 브라질과 16강전에서도 매치 스코어 3-1(2-3 3-0 3-0 3-0) 승리를 거두며 상위 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렇게 되면서 한국은 8강 진출팀에게 주어지는 2024 파리 올림픽 단체전 출전 티켓을 얻어낼 수 있었다.
순항하던 한국 여자팀의 질주는 8강에서 멈췄다. 지난 22일 열린 여자 본선 토너먼트 8강전에서 세계 1위 중국을 만나 매치 스코어 0-3(0-3 0-3 0-3)으로 패배했다. 토너먼트 대진 추첨에서 너무 빨리 중국과 맞붙게 되면서 기대했던 4강 진입도 하지 못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열정에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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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신유빈은 개인 세계랭킹 8위로 한국 팀에서 가장 높았다. 이에 대회 공식 포스터의 가운데에 설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았고, 대회 초반 신유빈은 그 기대에 부응했다. 첫날(16일) 이탈리아전부터 젊음을 앞세운 과감한 공격으로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했고, 다음날 말레이시아전에서는 3번의 세트에서 33-14라는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며 첫 스타트를 잘 끊었다.
신유빈.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사실 신유빈은 현재 말하기 어려운 고충이 있었다. 인기가 너무 많아서 생긴 탈이었다. 오광헌 여자대표팀 감독은 "(아침을) 호텔 안에서 일반 객실 손님들과 함께 식사하는데, 사인을 요청하고 하다보니 아침을 못 먹으러 간다"고 말했다. 이어 "연습장에서도 집중해서 하고 있으면 누가 와서 한두 마디를 한다. 그러다 보니 본인이 못 견디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대회 최고 스타인 만큼 많이 알아봐주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컨디션 관리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정작 신유빈은 의연하게 반응했다. 오 감독의 말을 전해들은 그는 "밥도 열심히 먹고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니까 더 힘이 나고, 경기할 때도 신나게 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체뿐만 아니라 마인드도 성숙한 모습이었다.
오히려 신유빈은 이날 열린 팬사인회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그는 "경기 할 때는 코트 안에 있고 팬들은 관중석에서 응원해주셨는데, 가까이서 뵐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설레고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유빈(맨 오른쪽)이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