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1위 종목은 SK하이닉스다. 총 4030억원 어치 사들였다. 뒤이어 금양 (104,500원 ▲500 +0.48%)(1790억원), 기아 (116,000원 ▲300 +0.26%)(1390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 (46,850원 ▼350 -0.74%)(660억원), 삼성전기 (156,600원 ▼1,400 -0.89%)(540억원) 순이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의 지위가 투자자들의 매력을 사로잡았다. SK하이닉스는 AI(인공지능) 반도체에 쓰이는 HBM 기술 독점력을 보유하고 있다. 4세대 제품인 HBM3를 미국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는 한편 5세대 제품도 준비 중이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3E를 내년 초 엔비디아에 제공하고 최종 퀄 테스트(Qualification Test·품질검사)에 돌입한다.
본업인 메모리반도체 업황도 개선되고 있다. 올 4분기 들어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에 탄력이 붙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4분기 낸드플래시 계약 가격은 현재보다 약 8~13% 상승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클라이언트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는 8~13%, 엔터프라이즈 SSD는 5~10% 올라간다는 설명이다.
낸드플래시 외 D램인 DDR4, DD45 등의 가격도 반등 중이다.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나 선제적 감산을 통한 적절한 공급 조절로 수급 균형이 맞춰지고 있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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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D램 부문은 12%의 출하량 증가와 9.5% ASP(평균판매단가) 상승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PC와 스마트폰 수요 회복 지연과 대비되는 HBM 및 고용량,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현 시점에선 오히려 1위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보다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뿐 아니라 가전, 모바일 부문 등의 성과가 복합적으로 실적에 반영된다. 현재는 경기침체 여파로 삼성전자의 모든 부문 성과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2150억원 어치 팔아치웠다.
한 펀드매니저는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개선)를 노린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며 "신흥국 주식 매력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SK하이닉스를 사고, 삼성전자를 매도하는 롱숏 헤지펀드의 수급적인 요인도 작용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