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타는 빌딩서 수백명 뛰어내려…처음으로 美 하늘이 막혔다[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2023.09.11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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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기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01년 9월 11일 오전 세계무역센터에 첫 번째 비행기가 충돌하는 순간의 영상. 이 영상은  뉴욕시 신참 소방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던 프랑스 출신 영화 제작자 쥘 노데가 찍은 것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영상 중 1WTC에 비행기가 충돌하는 모습이 제대로 담긴 세계에서 유일한 영상이다. /영상=유튜브 'World Trade Center Flashback'2001년 9월 11일 오전 세계무역센터에 첫 번째 비행기가 충돌하는 순간의 영상. 이 영상은 뉴욕시 신참 소방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던 프랑스 출신 영화 제작자 쥘 노데가 찍은 것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영상 중 1WTC에 비행기가 충돌하는 모습이 제대로 담긴 세계에서 유일한 영상이다. /영상=유튜브 'World Trade Center Flashback'
"조종석이 응답하지 않아요. 비행기가 납치된 것 같습니다."



2001년 9월 11일 화요일 아침.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충격적인 테러가 발생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라는 위용을 자랑하던 세계무역센터로 비행기 한 대가 달려와 그대로 부딪혔다. 큰 굉음과 함께 건물은 빨간 화염에 뒤덮이기 시작했다.

이날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된 비행기는 총 4편. 첫 테러가 발생한 지 17분 뒤 제2 세계무역센터에 다른 비행기 한편이, 곧이어 다른 비행기가 미국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을 들이받았다.



마지막 비행기 한 대는 워싱턴에 있는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을 향해 날아갔지만, 승객들의 저항으로 펜실베이니아 한 광산에 추락했다.

미국 전역은 하루 만에 일어난 큰 테러 사건으로 인해 비상사태에 빠지게 됐고, 뉴욕은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이 테러는 2023년 현재까지도 역대 가장 큰 인명피해를 유발한 테러 공격으로 기록되고 있다.

미국 중심을 노린 19명의 테러범…유독가스 못 참고 고층에서 뛰어내린 희생자들
9· 11 테러 당시 항공기와 충돌한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9· 11 테러 당시 항공기와 충돌한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날 테러에 가담한 납치범은 총 19명. 이들 대부분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국제 테러리스트인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의 추종 조직인 알카에다(Al-Qaeda) 소속이었다. 이들은 미군의 이스라엘 지원, 무슬림 공격 등의 이유로 테러를 모의했다.


테러리스트들은 이날 4대의 민간 항공기를 납치해 동시다발적으로 미국의 유명한 건물에 비행기를 부딪쳐 대규모 인명 피해를 일으키고 건물을 붕괴할 목표를 가지고 테러에 가담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테러범들은 미국을 상징하는 건물이자 유동인구가 많은 세계 무역 센터 건물을 목표로 잡았으며. 납치한 비행기 4대 중 2대를 그곳으로 보내 건물을 붕괴시켰다.

테러 직후 건물 아래쪽에 있던 사람들은 위층에서 무슨 상황이 벌어진 건지 몰랐다. 테러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방송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가 대피해도 괜찮다는 등 오락가락 정보를 내보내며 혼란은 가중됐다.

시간이 지나자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은 열기와 유독가스를 견디지 못한 나머지 그 고층에서 뛰어내려 추락사했다. 희생자들은 내부에서 유독가스로 질식사하거나 뛰어내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렇게 추락사로 사망한 사람의 수만 200명이 넘었다. 추락 시신은 대부분 얼마 후 건물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유실돼 신원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이 광경은 비행기 충돌 후 계속 돌아가던 뉴스 카메라에 그대로 담겨 미국 전국에 생중계됐다.

역사상 처음으로 봉쇄된 미국 영공…유언비어로 더 심각한 혼란에 빠졌다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으로부터 미국이 공격받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듣고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으로부터 미국이 공격받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듣고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같은 시각 플로리다주의 한 초등학교 수업에 참관 중이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앤드루 키드 비서실장으로부터 미국이 공격받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듣게 됐다.

부시 대통령은 해당 학교 체육관에서 9·11 테러에 관한 첫 번째 긴급 대국민 담화를 가졌다. 이 이후에도 수차례에 걸친 대국민 연설로 충격에 빠진 미국인들을 안심시키는 데 전력을 다했다.

테러 직후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전체 영공이 봉쇄됐다. 미국 본토가 적국에 침공받거나 공습당하는 등의 응급상황을 대비해 미 영공 상의 모든 비행기를 강제로 착륙시키는 조치인 SCATANA(항공교통업무 우발계획)를 실시했다. 이 조치는 1960년대에 처음 제정되었지만 실제로 사용된 사례는 9·11 테러 당시가 유일하다.

이 테러는 또 다른 부분으로 미국을 충격에 빠트렸다. 국무부에서도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가 감행됐다' '국회의사당과 연방대법원 건물에서도 폭탄이 터졌다' 등의 유언비어들이 항공기 충돌을 전후로 대대적으로 퍼지면서 미국의 주요 정부 기관이 일제히 마비되기까지 했다.

재난 대책 업무를 맡은 뉴욕시 경찰국과 뉴욕 소방국도 일시적으로 큰 혼란에 빠졌다. 1993년 세계무역센터 폭탄 테러 이후 경찰과 소방 인원들을 통합 지휘하는 기관인 커맨드 센터가 설치돼 있었지만 하필이면 이 기관이 세계무역센터의 로비에 있었다. 붕괴 직전까지 역할을 다했지만 결국 붕괴 직전 인원들이 급히 철수했다.

美, 테러와의 전쟁 선포…10년 걸린 911테러 기획자 사살
알카에다 수장이자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 11 테러 주도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 /사진= (C)AFP=News1 자료 사진 알카에다 수장이자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 11 테러 주도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 /사진= (C)AFP=News1 자료 사진
테러 발생 직후 곧바로 알카에다가 테러를 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아프가니스탄 내 알카에다 세력을 축출하고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인도하라고 요구했다. 탈레만이 거부하자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빈 라덴은 자신이 테러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2004년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공식적으로 자신이 테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알카에다와 빈 라덴은 '미국에 보내는 편지'를 통해 테러를 일으킨 동기로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미군의 사우디아라비아 주둔, 이라크에 대한 제재 등을 꼽았다.

빈 라덴은 테러 후 10년간 은신했으나 2011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있는 자신의 은거지에서 미군의 '넵튠 스피어 작전'으로 사살됐다.

빈 라덴과 함께 이 테러를 계획한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추격을 피해 도피 생활을 하다 2003년 3월 1일 파키스탄 라왈핀디에서 체포돼 911 테러를 포함해 전쟁범죄 및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2006년부터 관타나모에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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