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해산!"…의원 임기 끝나고 치러지는 日의 특이한 총선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1.10.15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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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일본 국회에서 중의원 해산이 발표되자 기시다 후미오(왼쪽에서 6번째) 일본 총리와 내각 각료들이 만세(반자이)를 외치고 있다. 일본 의회에서는 중의원 의장이 '중의원 해산'을 외치면 일제히 만세를 부르는 관행이 있다./사진=로이터14일 일본 국회에서 중의원 해산이 발표되자 기시다 후미오(왼쪽에서 6번째) 일본 총리와 내각 각료들이 만세(반자이)를 외치고 있다. 일본 의회에서는 중의원 의장이 '중의원 해산'을 외치면 일제히 만세를 부르는 관행이 있다./사진=로이터


일본 중의원이 14일 해산했다. 새 중의원을 구성하기 위한 선거는 오는 31일로 예정돼 일본 정치권이 본격 선거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NHK 등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예정대로 오전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헌법 제7조에 근거해 중의원 해산을 결정했다. 중의원 해산은 아베 신조 내각 시절이던 2017년 10월 이후 4년 만이다. 중의원 해산은 일본 총리의 권한으로, 기시다 총리는 취임 10일 만에 해산을 발표했다.



중의원 임기는 오는 21일 만료를 앞두고 있어 해산 절차 없이도 총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선거는 임기 전 30일 이내에 치러야 해 오는 17일 투표 가능성이 거론됐다.

하지만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사임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일본에서 총리가 선거에 유리한 정치 일정을 고려해 해산권을 행사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인데, 기시다 총리가 취임 초 컨벤션 효과로 내각 지지율이 높아진 때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도로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스가 내각 말기보다 크게 올라 있다. NHK가 지난 8~11일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49%로 나타났다. 이는 스가 내각의 9월 조사 결과보다 19%포인트 높은 것이다. 또 아사히, 니혼게이자이, 교도통신 등 다른 언론사의 조사에서도 스가 퇴임 후 자민당 및 내각의 지지율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총선은 오는 31일 치러진다. 일본 공직선거법에 따라 중의원을 해산하면 총선을 그 날을 기준으로 40일 이내에 치러야 한다. 규정을 지켜가며 투표 날짜를 잡았지만, 의원들의 임기가 만료 뒤 치러지는 역대 첫 선거가 됐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AFP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AFP
이번 총선은 자민당 국회의원과 당원·당우 투표로 선출된 기시다 총리를 유권자가 평가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기시다 총리에 대한 평가는 자민당이 과반 의석을 얻느냐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은 지난 총선에서 대승을 거둬 현재 지역구(210석)와 비례대표(66석)를 합해 중의원 의석(465석)의 59.4%인 276석을 점하고 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모두 '분배'를 통한 격차 완화에 초점을 맞춘 공약을 내걸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인 및 사업자에 대한 지원금 지급, 임금을 인상한 기업에 대한 세금 혜택 등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실현한다는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도 일본 모든 국민이 중산층이 되어 잘 사는, 이른바 '1억총중류사회 부활'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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