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마란가스 LNG선의 항해 모습/사진=대우조선해양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130,100원 ▲2,800 +2.20%)과 대우조선해양 (32,900원 ▲300 +0.92%), 삼성중공업 (9,850원 ▲380 +4.01%)은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사업(NFE)에 투입될 LNG선 발주를 추진하는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에 이날까지 입찰 제안서 제출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타르발 40척은 대부분 한국 조선 3사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업계의 LNG선 기술력이 독보적이어서다. 지난해 글로벌 발주 76척 중 67척을 한국이 가져갔으며 올해 1~5월에는 전 세계 발주물량(21척) 전부를 빨아들였다. 조선 3사는 2004년 카타르가 발주했던 53척 LNG선을 모두 가져온 경험도 있다.
더욱이 한국 조선업의 최대 경쟁국 중국은 지난해 국영 조선사 후둥중화조선이 건조한 LNG선이 고장을 일으켜 폐선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선주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후둥중화조선을 비롯, 일본 이마바리조선 등도 카타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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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조선 3사가 연내 40척을 독식하게 되면, 지난해 7년 만에 세계 1위를 되찾은 한국 조선업의 2년 연속 1위 수성이 가시권이다. 건조 가치가 높은 LNG선 특성상 몇 척만 수주해도 수주실적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지난해 한국 업계가 수주한 선박은 척수 기준으로 263척. 이 가운데 LNG선 비중은 25.4%에 불과했다. 하지만 선박 부가가치와 작업 난이도 등을 반영한 환산 톤수인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기준으로는 LNG선이 전체 수주의 45.2%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한국 조선업이 CGT 기준 세계 1위에 오른 이유였다.
결국 이번 수주전은 3사 중 어떤 조선사가 더 많은 물량을 가져오느냐의 싸움이다. 올해 수주 기세는 삼성중공업이 두드러진다. 올해 1~5월 삼성중공업은 11척의 LNG선을 수주했는데, 이는 현대중공업(5척)과 대우조선(5척)을 합한 물량을 넘어선다.
하지만 발주처와 누적된 관계를 무시하기 힘든 조선업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과거 카타르 발주 53척 중 대우조선이 절반에 가까운 26척을 수주해 삼성중공업(19척)과 현대중공업(8척)을 압도한 전례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박 가격을 얼마나 높게 끌어올리느냐도 이번 수주전의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당초 지난달 말이었던 이번 입찰 제안서 제출 마감일은 이달 17일로 연기됐는데, 이는 조선소들의 선가 고민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지난해 1억8200만달러 수준이었던 17만4000㎥급 LNG선 가격은 올해 5월 기준 1억8550만 달러로 올라선 상태다.